얼굴인식기술이 보안, 출입통제를 넘어 맞춤형 서비스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D증권사는 연말까지 전국 120여 객장의 CCTV에 얼굴인식기능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가 ‘사람을 알아보는 CCTV’를 설치하는 목적은 위험한 인물의 객장출입 통제가 아니다. 최상위 VIP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출입문 CCTV가 VIP고객의 얼굴을 인식하면 ‘△△물산 박사장님이 우리 지점을 방문하셨습니다’란 문자가 증권사 직원의 PC화면에 실시간으로 뜬다. 지점장이 부리나케 내려오고 VIP고객에 맞춘 최상의 서비스가 연달아 제공된다. 증권사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위 10% 고객의 서비스에 얼굴인식기술이 효과가 입증될 경우 여타 금융권 회사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도 VIP객장의 서비스 향상을 위해 얼굴인식기능을 출입문 CCTV에 채택할 예정이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CCTV에 얼굴인식기능을 접목하면 VIP객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훨씬 쉬워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얼굴인식SW의 처리성능이 놀랍게 개선되면서 감시기능에서 서비스 도구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얼굴인식은 특히, 백화점·은행 등 서비스 업종에서 매출기여도가 높은 VIP고객의 번거로운 신원확인절차를 생략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
유티원·엔시스텍 등은 자체 얼굴인식SW의 신규수요처로 보안분야 외에 서비스 업종을 겨냥한 영업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이준복 유티원 사장은 “얼굴인식과 맞춤형 서비스는 서로 궁합이 잘 맞는다. 고객들이 보안목적보다 고객 서비스에 얼굴인식을 활용하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얼굴인식기술은 장비가격이 비싸고 조명에 따라 인식률이 들쭉날쭉해 국제공항이나 관공서, 대기업의 출입통제 또는 실내 보안시스템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