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정부 상계관세 결정 "WTO에 제소·무역 보복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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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하이닉스반도체 D램에 9.1%의 상계관세를 물리기로 한 일본 정부를 WTO에 제소하는 한편 2단계 조치로 무역보복조치도 검토키로 했다.

 당사자인 하이닉스반도체도 조속한 시일 내 일본 정부의 상계관세 조치의 완전한 철회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조해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개별기업 차원에서도 일본 정부에 보조금 효과의 소멸 등에 따른 상황변화 재심을 즉각 신청함은 물론 미국 및 EU에서와 동일하게 기존 상계관세 조치의 철폐 및 기납부한 관세액의 환급을 요구할 계획이다.

 ◇日 상계관세 유지, 국제사회와 동떨어진 판단=일본 정부는 우리나라가 승소한 하이닉스 D램 상계관세 관련 WTO의 판정 이행을 위해 상계관세를 27.2%에서 9.1%로 낮추는 것을 내용으로 한 조치를 1일자로 관보에 게재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일본 정부의 상계관세 유지 결정이 WTO 판정의 충실한 이행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발했다. 하이닉스 역시 WTO 판정 결과는 물론 미국·EU 등의 상계관세 철폐 조치와도 동떨어진 부당한 처사라며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U는 지난 4월 중간재심을 통해 2003년 8월 이후 부과해 온 상계관세조치를 2007년 12월 31일부로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도 진행 중인 일몰재심을 통해 지난 11일부로 상계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일본 정부의 상계관세 존치 결정은 합리성이 결여됐다는 국제적인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부, WTO 제소 강경책 가동=외교통상부는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이행패널 설치를 요청키로 했다. 일본 정부가 신의성실하게 이행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정 요청이다. 필요하면 무역보복조치 승인을 요청함으로써 일본 정부가 하이닉스 D램 상계관세를 조속히 철폐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김기환 외교통상부 통상법무관은 “일단 WTO에 제소를 해서 일본이 이행조치를 제대로 한 것인지 여부를 판정받을 계획”이라며 “이후에도 일본이 상계관세 철폐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WTO의 승인을 받아 보복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통상법무관은 “보복조치는 일본 정부가 우리 수출품에 상계관세를 매겨서 피해를 끼쳐 이에 상응하는 일본 제품에 매기는 보복관세가 될 것”이라며 “어떤 상품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피해 액수도 하이닉스와 협의해 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소절차 완료까지 10∼12개월 소요=WTO 후속 제소절차는 일본 정부의 판정이행이 적절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행패널 절차와 보상협상 및 우리 측의 보복조치 승인요청 순으로 이뤄진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WTO의 판정에 일본이 불복해 상소할 경우 3개월이 추가되는 등 일본의 하이닉스 상계관세 제소절차는 완료까지 10∼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