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 프로젝트](33) LS전선

LS전선의 풍력발전용 전선
LS전선의 풍력발전용 전선

 전선은 정보와 에너지를 연결하는 현대 사회의 동맥이다. 산업 문명이 전선 위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선은 납·PVC 등 유해 물질을 많이 함유한데다 화재 시 유독 가스를 내뿜는 등 위험한 물건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적인 전선은 바로 녹색 사회의 전제 조건이다.

 LS전선은 국내 대표 전선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안전·보건을 모든 경영 활동의 핵심 요소로 여긴다. 이미 1995년 전선 업계 처음으로 환경안전보건방침을 선포하고 전 임직원이 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LS전선은 △전선 소재 자체의 친환경성 △화재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정성 △전선을 제조할 때 나오는 스크랩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재활용성 등을 고루 갖춘 친환경 전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한편 제품 설계에서 원자재 구입, 분석·평가, 서비스 등 기업 활동 전 영역에 걸쳐 친환경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녹색 전선’ 개발 선도=LS전선은 친환경 소재 개발과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제품 설계,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고효율 제품 개발 등 친환경 연구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납 성분이 있고 화재 시 유독 가스가 많은 PVC를 비롯, 카드뮴·크로뮴 등 특정유해물질제한조치(RoHS)의 6대 금지 물질을 대체하는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난연·무연 특성을 지닌 자동차 전선용 폴리프로필렌(PP) 전선, LNG 선박용 친환경 내열 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또 LS전선의 친환경 전선(제품명 ZeLos)은 전선의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던 납 성분을 완전히 제거, 인체와 토양·지하수 등에 해를 주지 않는다. 화재 시에도 인체에 무해한 가스가 나오는 특징이 있다.

 이 제품은 환경부의 친환경 마크를 획득, 친환경 제품 구매 의무를 지켜야 하는 2만여개의 공공기관 개척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기술을 적용한 전자기기용 전선도 LG전자·소니·제록스 등 주요 가전 업체로부터 친환경 제품 인증을 받아 그린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사이클이 가능한 비할로겐 내열 PP 전선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인증을 확보, 자동차 분야의 친환경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데이터 케이블의 난연 재료에서도 RoHS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제거, 유럽연합(EU)에서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시장 겨냥=LS전선은 저탄소 시대를 열어갈 대체 에너지 시장용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하이브리드 및 수소연료 전지차량 등 미래 자동차용 핵심 부품을 개발 중이다. 내년 양산될 아반떼와 소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에 이 제품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 작년부터 미래형 자동차나 풍력 발전기 등 차세대 산업 전력 시스템에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울트라 커패시터’를 본격 양산하고 있다.

 또 LS전선은 최근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풍력발전용 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 풍력발전용 전선은 풍력 발전기의 동력 부분(제너레이터)과 몸체를 연결, 회전날개에 의해 생성된 전기를 변압기까지 전달한다. 제너레이터가 수천번 회전해도 손상되지 않는 고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LS전선의 풍력발전용 전선은 20년 동안 1만회 이상의 회전을 견딜 것을 요구하는 유럽 풍력 발전 업계의 요구에 대응해 개발, 1만5000회의 회전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했다.

◆ 친환경 사례

 안양·구미·인동 등 각 LS전선 공장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환경파수꾼’을 조직, 사내 환경 문제를 파악해 최고경영층에 알리고 이를 해결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또 이들은 사외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푸른 안양천 가꾸기’와 구미시를 관통하고 있는 금오강을 지키기 위한 ‘금오강을 맑게 하자’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나무를 심고 산성화된 토양을 살리기 위해 석회를 뿌리는 등의 ‘생명 숲 살리기’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를 정화한 물로 비단잉어를 키우는 연못을 조성해 환경도 보호하고 매년 인근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귀중한 체험학습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LS전선은 2003년부터 친환경 경영을 위해 환경·안전 부문을 신설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환경안전 및 보건에 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환경안전보건 담당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사 환경안전전문위원회’를 구축해 각종 환경 관련 사고에 대비하고 예방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LS전선은 환경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제조 부서별 환경리더 양성을 위해 사내교육으로 ‘환경안전 전문위원 과정’과 ‘환경안전 모니터링 과정’ 등을 운영, 환경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배출된 환경리더 100여명이 현업은 물론이고 사외 환경지킴이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환경안전 및 보건활동을 통해 회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함으로써 각종 인증과 수상을 받았다. ‘1사 1하천 가꾸기’ 활동으로 경기도로부터 환경안전 우수사업장으로 지정되고 ‘그린환경대상’을 수상했다.

 한편, LS전선은 사내외 자발적 환경지킴이 활동과 회사차원의 환경안전 및 보건활동을 담은 백서인 ‘환경안전보고서’를 매년 발행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환경경영 사례들을 내외부 고객들에게 소상하게 알리고 있다.

◆이건주 LS전선 상무 인터뷰

 “과거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보듯, 화재 시 발생하는 유독 가스와 연기는 치명적입니다. 화재 등 위급 상황에도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의 전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LS전선에서 친환경 전선 개발을 맡고 있는 이건주 상무는 “친환경 전선은 해외 환경규제 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녹색 성장을 위한 기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며 “환경규제가 거의 없던 1998년 친환경 전선 개발을 시작했는데 환경 규제의 시대가 예상보다 일찍 다가왔다”고 말했다. LS전선은 고분자 수지에 유무기 화합물을 첨가, 화재 시 연기와 유독 가스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난연성을 갖춘 비할로겐 고분자 복합 재료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 상무는 “무독성·내화성·저연성 등을 환경친화적 전선의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며 “불에 타도 다이옥신 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할로겐을 쓰지 않거나 피복에서 납 성분을 제거한 제품, 고온에서도 통전이 가능한 제품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유해 물질인 중금속과 할로겐을 배제하고 재활용 가능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다.

 현재 선박·해양용을 비롯해 전자기기용 및 데이터(UTP) 케이블, 동축 케이블과 광케이블 등 다양한 제품군의 전선에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함정용 케이블은 미국 해군 인증을 획득했으며 차량용 케이블은 KTX에 납품되는 등 환경친화적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상무는 “세계적 인증기관인 미국 UL과 유럽 TUV SUD로부터 납·카드뮴 등 6대 환경규제 유해물질을 자체 분석·시험할 수 있는 기관으로 지정됐다”며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풍력발전용 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 불에 쉽게 타지 않고 불에 타더라도 유해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계열사 LS엠트론과 협력, 풍력발전기를 처음 가동시키는 데 사용되는 울트라 커패시터도 동시 판매, 풍력발전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