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야 놀자]­(5) 전파와 입맞춤② 통신

[전파야 놀자]­(5) 전파와 입맞춤② 통신

 장면1 우체국 계단에 앉아 꾹꾹 눌러 쓴 편지로 연인에게 사랑을 전한다.

장면2 밤 12시 불현듯 떠오른 모습에 집앞으로 찾아가 전화를 한다.

 

 요즘 영화를 만든다면 장면1 보다는 장면2가 좀더 현실에 가까운 설정이다. 편지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조금 덜 낭만적이겠지만….

 어느덧 사랑의 편지는 전화를 지나 무선을 사용하는 휴대폰으로 변했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음성, 문자 메세지나 다양한 동영상까지 휴대폰으로 마음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편지의 낭만은 없지만, 그 속에서 들리는 연인의 목소리는 ‘휴대폰만의 또 다른 낭만’을 만들고 있다.

 21세기 낭만을 만들어내는 휴대폰 통화는 어떻게 이뤄질까. 휴대폰 통화는 휴대폰과 기지국, 그리고 교환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휴대폰은 사람의 음성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이를 전파를 통하여 기지국에 전달한다. 기지국은 해당 기지국을 관장하는 교환기를 통해 통화를 원하는 상대방의 교환기에 연결해준다. 이 때 상대방이 유선가입자이면 전화기로 연결하고, 휴대폰 가입자이면 기지국을 통하여 휴대폰으로 전달한다. 휴대폰은 전파 신호를 음성으로 바꾸어 상대방에게 들려준다.

 휴대폰은 수시로 해당 기지국 교환기에게 자신의 위치를 등록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항상 통화가 가능하게 된다.

 전화 연결을 위해선 홈 위치 등록기(HLR), 방문자 위치 등록기(VLR), 교환기(MSC), 광케이블 등이 필요하다.

HLR은 가입자의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서비스의 종류와 홈 교환국 ID정보를 가지고 있다.

 홈 위치란 무선전화의 위치를 찾을때 맨 처음으로 검색하게 되는 위치를 의미하는데, 전화번호에 나타나 있다. 011의 경우 서울지역 이용자는 9xxx-xxxx 번호를 사용하는데, 이때 9xxx 등이 바로 홈위치를 찾는 데이터다. 일반적으로 가입한 곳에서 제일 가까운 기지국이 홈 위치로 등록된다.

 맨처음 전화를 걸면 HLR에 등록된 홈 교환국 ID를 추적해 해당 교환기 관할 기지국 내에 무선전화가 위치해 있는지를 찾고, 이곳에 해당 휴대폰이 없으면 VLR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다.

 VLR은 홈 교환기을 벗어난 휴대폰의 위치를 등록하는 데이터베이스다. 휴대폰은 수시로 제일 가까운 기지국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알리게 되고, VLR에 자신의 휴대폰에서 가장 가까운 기지국 ID가 등록된다.

 사용자가 휴대폰 전원을 켜면 가까운 기지국에 MIN(전화번호)와 ESN(단말기고유번호) 메시지를 보내고, 기지국은 교환기를 거쳐 HLR·VLR 등에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위치를 확인시켜 놓는다.

 우리가 전화를 걸면 전화국에서는 휴대폰의 홈 교환기로 연결을 하게 되는데, 홈 교환기는 HLR에게 단말기의 위치를 묻는다. 휴대폰이 홈 위치에 있을 경우 바로 연결하지만, 바깥에 있을 경우 다른 교환국 ID번호를 알려준다. 휴대폰을 걸면 2초 정도 ‘연결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럼 걷거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휴대폰 통화가 끊기지 않는 이유는 뭘까.

 움직이는 휴대폰이 연락을 하고 있는 기지국 영역(셀)을 벗어나 다른 기지국 영역(셀)으로 들어가면 통화로(기지국-핸드폰 연락통로)를 이동하는 기지국으로 바꾸어 주는 ‘핸드오버(Hand over)’ 기술 때문이다. CDMA 방식의 경우 멀어지는 기지국과 가까워지는 기지국과의 통화로를 일정 시간 동시에 유지시키다가 전자를 끊는 방식이다.

 대폰 화면에 표시되는 안테나 수가 적으면 기지국으로부터 도달하는 전파가 약하다는 뜻이다.

 전파의 특성상 기지국과 핸드폰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또는 장애물이 생길수록 손실이 생겨 전파의 세기가 약해진다.

 하지만 신호가 약해도 통화가 끊어지지 않는 이유는 휴대폰이 기지국에서 멀수록 더 센 전력으로 전파를 쏘아, 물리적인 거리에 따른 전파손실을 만회하기 때문이다. 전파가 약한 지역에서 배터리 전력 손실이 큰 이유다.

 하지만 휴대폰의 출력이 제한되어 있기때문에 이의 조절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전국에 수 많은 기지국, 그리고 기지국의 신호를 증폭해 이어주는 중계기를 세우는 것이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WCDMA(7048개)와 CDMA(5907개)를 합쳐 1만2955개의 기지국을 설치, 운영중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