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쓰나미` 국내 증시 1,400선도 불안

국내 증시가 잇따라 밀려오는 대내외 악재들로 포위돼 1,400선 유지도 불안한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신용경색 등의 기존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달러환율 급등, 9월 금융대란설, 두산그룹주 폭락 등의 새로운 악재가 부상하며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는 매우 싼 수준이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돼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코스피지수는 1일 59.81포인트(4.06%) 급락한 1,414.43, 코스닥지수는 31.07포인트(6.61%) 폭락한 441.69를 각각 기록했다.

◇ 대내외 악재 밀물= 작년 말 미국 신용위기로 시작된 증시의 먹구름은 글로벌 경기둔화, 국내 경기부진, 원.달러환율 상승, 국내 자금대란설 등으로 파급되며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하나 둘 밀려드는 대내외 악재들은 국내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 호재에 둔감하고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증시의 급락세로 연결되고 있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증시 격언처럼 확인되지 않은 악재들은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은행채의 스프레드가 1.2%포인트까지 올라가며 은행발 자금대란설이 떠도는 가운데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점은 증시 급락의 결정타가 됐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심리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 주가는 싼 편이지만 투자환경 악화로 주식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 1,400선 지지선 될까 = 전문가들은 증시가 급락하자 지지선 하단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지지선 설정이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체로 1,400선 초반까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400 붕괴를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악재들에 두산그룹주 급락, 원.달러환율 급등이 추가되며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1,400선이 증시 바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한 것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향후 6개월간 증시 바닥을 1,440선으로 전망했으나 환율과 기업실적 추이를 고려해 하향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큰 폭의 무역적자와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증시가 1,300대로 내려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두산 관련주,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개별악재가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1,400선 초반에서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중한 투자전략 필요 = 증시가 힘없이 급락하면서 `저가매수`를 외치는 목소리는 줄어들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늘고 있다.

증시 급락이 경제의 기초여건 악화보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향후 추가하락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섣부른 저가매수는 손실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그러나 증시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점을 고려할 때 약세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통신, 음식료, 대당주 등에는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증시 급락세가 심리공황 상태에 따른 것인 만큼 주식보유자들은 추격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문기훈 센터장은 "부채와 외환 위험이 낮은 주식을 높이는 전략은 유효하다. 9월 중순쯤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성국 센터장은 "업종보다는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며 수급 붕괴로 낙폭이 큰 대형 우량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