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SW코리아, 다시 시작이다](6) 테스팅 시장을 주목하라

  통신장비 개발에서도 테스팅은 필수적이다. ETRI 연구원와 삼성전자 연구원이 함께 3.9G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통신장비 개발에서도 테스팅은 필수적이다. ETRI 연구원와 삼성전자 연구원이 함께 3.9G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SW 테스팅 시장 규모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 개발 과정에서 꼭 지키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SW 개발자와 테스트 인력을 일대일의 비율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만큼 테스트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오피스 개발팀은 1000명의 프로젝트 매니저와 1500명의 개발자, 1500명의 테스트 인력으로 구성된다. 테스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제품 전체 개발비의 40%, 많게는 60% 이상이 테스팅 비용에 소요된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존 SW 분야는 물론이고 전자회사, 자동차 관련 회사 등 대부분의 제조회사가 테스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명 휴대폰의 리콜, 자동차의 리콜, 교통카드 단말기의 작동불능 사고 등은 대부분이 (내장된) SW의 결함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자동차는 신형 모델에 80개 이상의 CPU를 탑재하고 수없이 많은 SW를 내장, 자동차를 제어하고 고급기능을 수행한다. BMW는 SW 결함으로 리콜하는 사례가 많아 최근 7∼8년간 SW의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그 핵심에 SW테스팅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테스팅 수요가 크게 늘면서 외부에서 테스팅을 대행하는 테스팅 산업도 부상하고 있다. 테스팅 산업은 자동적으로 SW 오류를 찾아주는 테스팅 툴과 전문적인 인력이 테스팅을 대행해주는 테스팅 서비스 시장이 포함된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오붐의 시장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테스팅 산업이 2000년대 중반 들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미국에선 NTSL, 라이언브리지(LionBridge), 앱랩(AppLabs), 테스콤(Tescom) 등 10여개 업체가 수조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의 소제티(Sogeti)사는 노키아, 소니 에릭슨, 지멘스 등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임베디드SW 테스팅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1만6000여명의 테스팅 전문인력과 15개국 200여개 지사를 둔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은 테스트 서비스 전문회사가 5개 이상 존재하며 지난해 테스팅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엔 이상으로 추정된다. 40년 된 일본의 SI기업인 CEC는 최근 테스팅 서비스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으며 지난해 488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에도 테스팅 산업에 관심이 증대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아이즈와이어즈, 버그테스트 등의 기업 20여개가 약 28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국내 테스팅 시장 규모가 오는 2010년 5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비영리 SW테스팅전문 그룹 ‘STEN’에 따르면 국제 테스팅 자격증인 ‘ISTQB’를 취득한 사람도 최근 2년간 1000명가량으로 늘었다. 또 전문기업뿐 아니라 IT서비스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임베디드 SW테스팅 시장에 진출하고 오는 2010년 이 분야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삼성SDS는 단순 테스팅 아웃소싱 사업보다는 임베디드SW 테스팅 자동화 솔루션인 STAS(Samsung Test Automation System)와 테스트 공정 관리 도구인 ‘애니테스트’ 등을 바탕으로 테스팅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테스트 산업이 휴대폰, 셋톱박스 등 임베디드 가전 위주에서 국방, 자동차, 항공 분야로 넓어지고 있는데다가 각 기업들의 아웃소싱 수요도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노성운 버그테스트 대표는 “국내 테스팅 산업은 현재까지는 단순 아웃소싱 사업에 머무르고 있어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며 “앞으로 SW테스팅 기업들이 좀 더 다양한 사업을 펼쳐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이영석 와이즈스톤 사장 인터뷰

 ‘MS 메일 프로그램 용량 초과 시 통째로 사라져.’

 ‘3G 아이폰 왜 이러나…속도 저하 보안 논란에 휩싸여.’

 의례 SW테스팅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먼저 풀어놓는 이슈다. 왜 이런 이슈를 가지고 SW테스팅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할까?

 당연히 SW 오류가 초래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사례를 통해 테스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겠지만, SW테스팅을 간과한다면 당신에게도 이러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자극적인 협박(?)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중요성을 알고 있더라도 비용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을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GS인증협회 회원사 101곳을 대상으로 한 테스팅 조직 운영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별도의 테스팅 조직이 있는 회원사가 전체 조사 대상 중 70%, 테스팅 조직이 있는 회사에서 개발자 대비 테스터의 비율은 8명 대 1명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테스팅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회사의 비율은 테스팅 조직이 있는 회사의 45%(31개사) 수준이다. GS인증사가 아닌 일반 SW개발사는 이보다 상황이 좋지 않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계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의 수위를 달리는 오페라는 한국 지사에 개발자 1명당 테스터 4∼5명을 배정한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낮은 품질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용 때문에 투자를 못 하는 국내 기업이 대다수인만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이미 정부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진행한 GS인증의 성공사례를 경험했다. SW개발사의 개발 프로세스 및 테스팅 프로세스의 강화, SW품질인력 양성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SW개발사 처지에서는 개발 핵심역량 분야가 아닌 부문에 많은 투자가 어려운 상황과 품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또 대한민국 IT시장에 테스팅 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 등이 맞물려 현재 와이즈스톤, STA, 버그테스트 등과 같은 테스팅 및 품질 컨설팅 전문회사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산업의 발전에 따른 분업이라는 역사적인 트렌드와 SW테스팅 산업이 독자적인 IT사업 모델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바람직한 시장의 동향이라 하겠다. 또 이런 회사들은 테스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전문 인력이 모여 그 지식을 SW개발사와 공유함으로써 SW 개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SW테스팅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관심은 SW개발사의 경쟁력 강화와 SW테스팅 산업을 통한 신시장 육성이라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SW개발사가 품질 전문가로부터 테스팅 컨설팅을 받을 때 비용의 일부 지원을 해주는 방안, 또는 SW개발사와 SW 테스팅 업체의 자동차, 선박, 의료기기 등과 같은 컨버전스 시장에서 품질 확보 협력 모델을 지원하는 방안 그리고 공공 프로젝트 발주 시 개발사업과 테스팅 사업을 분리, 발주하는 방안 등과 같은 제도적인 지원이 현시점에서 SW테스팅 산업을 육성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던 1999년 밀레니엄 버그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된 우리나라는 큰 문제 없이 이를 극복했다. 몇몇 IT비관론자들이 대한민국 SW 분야는 세계의 유수의 SW업체와 경쟁하기에 늦었다고 말하는 지금, ‘높은 품질’을 SW 성장 동력으로 삼고 발 빠르게 준비한다면 세계 무대로의 대한민국 SW 도약은 가능할 것이다.

 와이즈스톤 이영석 사장 stone@sq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