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제품은 우리를 통한다.’
버그테스트(대표 노성운 www.bugtest.net)는 지난 2001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소프트웨어(SW) 및 제품 테스팅 기업이다.
엔지니어들한테 버그는 그야말로 제품을 갉아먹는 벌레다. 오류를 뜻하는 버그로 인해 제품 개발이 지연되기도 하고 출시 이후 예상치 못한 버그가 발견돼 커다란 리콜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해충과 같은 존재다. 버그테스트는 셋톱 박스, 휴대폰 등의 임베디드 제품과 게임이 문제없이 돌아가는지 게임 테스트를 전문적으로 한다. 이 회사 손을 거쳐 최종 출시된 게임 작품 수는 200여개에 이른다. 기업용 SW 테스팅도 진행하지만 이 부문 매출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 회사의 고객은 임베디드 분야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휴맥스 등 UT스타컴 등 국내 대표적인 전자업체며 게임 분야는 엔씨소프트·웹젠·넥슨 등 역시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 게임기업이다. 이 회사의 장점은 풍부한 전문 테스트 인력이다. 이 회사 전 직원의 50% 이상이 국제테스트전문가자격증(ISTQB) 소지자다.
2001년부터 기업들과 밀접한 협력을 통해 풍부한 제품 테스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펀 경영과 아낌없는 교육 지원을 하는 것도 버그테스트만의 기업 문화다. 연간 120만원의 자기계발비를 지원하며 호프데이·정장데이·무비데이·마니또 등 다양한 사내 이벤트로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매출은 2004년 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5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제품 출시 전 제품의 품질 수준을 보장해 주고 결함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대 15억원까지 보상하는 ‘버그프리(Bug Free)’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테스팅 사업이 기업의 의뢰를 받고 단순히 이를 테스트하는 데 그쳤다면 더 나아가 앞으로는 기업들이 ‘버그프리’ 인증을 받도록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다. 또 소비자들에게 ‘버그프리’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2010년까지 우리나라 국민의 50%가 버그테스트가 테스트한 제품을 사용하고 2015년 이후 전 세계인의 10% 이상이 버그테스트를 거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노성운 버그테스트 사장 인터뷰
“국방기기나 항공, 자동차 등에서 SW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테스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 및 출시 일정에 쫓기는 기업 쪽에서는 테스트를 타협하는 사례가 있을 수밖에 없어 제3자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성운 대표(37)의 이력은 특이하다. 버그 때문에 사업을 접은 경험이 있어 버그 퇴치 기업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에는 기업 고객들이 외부에서 테스트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 고전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국내 대표적인 테스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 사장은 이제 단순 버그 테스트에서 더 나아가 인증서비스까지 추진 중이다. 그러한 전략에서 추진하는 것이 ‘버그프리’ 인증이다. ‘버그프리’ 마크가 붙었는데도 버그가 발견되면 최대 15억원까지 보상한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투자다. 그는 “버그프리 인증이 ‘인텔인사이드’처럼 제품의 공신력을 더하는 인증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세계적인 테스팅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버그테스트는 임베디드 제품, 게임 분야 테스트를 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국방·항공·자동차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 분야의 테스트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테스팅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있으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산업도 발전하게 된다”며 “우리가 그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유형준기자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