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세력이 약화되고 멕시코만 연안 정유시설에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락해 장중 배럴당 11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5.75달러(5%) 하락한 배럴당 109.71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장중 지난달 29일 종가보다 8.7%나 급락한 배럴당 105.4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4월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7월초 사상 최고치 가격보다 무려 40달러 이상 하락한 것이어서 유가가 어느 선까지 내려 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0.99달러 내린 108.42 달러에 거래됐다.
1일 노동절 휴무로 거래소가 문을 닫았던 NTMEX와는 달리 1일 거래가 이뤄졌던 영국 런던 선물시장에서는 이미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4.51 달러 급락해 이날은 1달러 하락하는 선에서 멈췄다.
TFS 에너지의 진 맥길런 애널리스트는 "오늘 가격 하락은 구스타프가 어떤 이벤트도 만들지 못한 데 대한 직접적 결과"라면서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멕시코만 유전지역에 대한 첫 시험에서 지금까지는 피해가 경미할 뿐 아니라 생산 재개가 늦춰질 기미도 없다"고 말했다.
런던 소재 베이치 상품의 수석중개인 크리스토퍼 벨류는 "기술적 매도세가 가세한다면 배럴당 100달러 선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해상경비대는 앞서 1일 멕시코만 유전시설에 대한 공중 탐사 결과 구조물의 피해나 원유 누출 등의 피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직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 대표인 마이클 린치는 "이번 유가 하락은 고공행진하던 유가가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에게 일격을 가한 것"이라며 "경기 회복때까지 원유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9일 빈 회의 결과가 향후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마이클 린치는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유가를 100달러로 전망할 것인지, 80달러로 볼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이란측이 OPEC에 감산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대서양 주변에서 또 다시 3개의 열대성 폭풍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유가 하락 행진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