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닌텐도 위(Wii)·자동차 스마트키의 공통점은.’
세 가지 제시어에서 언뜻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답은 ‘블루투스(Bluetooth)’다. 닌텐도 위의 리모컨에 탑재된 블루투스 기술은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해 게임기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태권도 경기에서 정확한 타격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은 선수가 경기 중 입는 옷에 블루투스 기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근거리 무선통신 규격인 블루투스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휴대폰과 무선 헤드세트의 전유물로 오해했던 블루투스 기술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게임기 닌텐도 위부터 베이징 올림픽을 뜨겁게 달군 태권도에까지 속속 스며들었다.
◇블루투스 기기 20억개 돌파=블루투스 기술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협회 블루투스SIG에 따르면 시장에 깔린 블루투스 기기는 올해 20억개를 돌파했다. 최초의 블루투스 휴대폰과 헤드세트는 2000년 선을 보였다. 2002년 500개의 인증 기기가 탄생했고 2006년 10억개의 기기가 시장에 선을 보인 데 이어 보급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이는 무선 연결의 편리함을 찾는 사용자가 늘고 블루투스 기술 또한 개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짝을 맞춘(페어링) 블루투스 기기끼리는 기술적으로 100m 안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초기 기기 간 호환 문제가 약점으로 대두됐으나 2007년 호환성 테스트인 프로파일 튜닝 스위트(PTS)를 의무화한 이래 호환 문제를 일으킨 기기의 개수는 2006년 12.1%에서 2007년 2.4%로 올해는 0.7%로 줄었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새 블루투스 버전이 발표되며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의료기기가 진화한다=최근 출시되는 고급 자동차는 대부분 블루투스 핸즈프리 기능이 있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휴대폰을 갖고 있다면 자동차에서 따로 헤드세트를 챙길 필요가 없다. LG전자가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TV는 케이블 없이 휴대폰·디지털 카메라·PMP 등에 보관한 파일을 TV로 전송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헬스 분야다. 의료기기도 블루투스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블루투스 기술을 보철학에 접목해 두 다리를 잃은 사람이 걸을 수 있게 하는 ‘인공 다리’를 선보였다. 인공 다리에는 블루투스 수신기를 넣은 칩세트가 달려 있다. 이 수신기는 다리의 움직임, 걷는 속도, 서 있는지,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는지 등을 데이터화해 무릎과 발목 관절에 부착된 칩세트에 전송해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해준다. 올해 헬스·바이오사업을 신수종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도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무 블루투스SIG 한국 지사장은 “자동차·가전산업부터 의료 분야까지 블루투스를 채택하는 산업이 활발히 늘고 있다”며 “무선의 편의성과 응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적인 장점으로 블루투스는 전방위 산업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