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자산운용업계 사장들이 폭락장 대책을 위해 정부에 증권거래세 인하 및 연기금 주식투자자금 조기집행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한국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는 3일 ‘증권사·자산운용사 사장단 공동간담회’를 개최해 최근 증시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증권시장의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업계 사장단은 증시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 정부에 △증권거래세 인하 △세제혜택상품 허용 △연기금의 주식투자자금 조기집행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 △공매도에 대한 감독강화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는 증권·자산운용협회 관계자를 비롯해 증권사 사장 15명, 자산운용사 사장 11명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최근 주가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발 신용위기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경제여건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업계 사장단은 유가가 안정화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축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식시장이 올해 안에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기 보다는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주식시장 하락기를 저가매수의 투자기회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업계 사장단 모임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모색되기보다는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만 거론됐다”며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저가 매수하라고 독려는 했지만 정작 기관들은 주식을 파는 시장 상황에서 얼마나 말이 먹힐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업계 스스로의 협력 모색에 대한 회의적 의견도 나왔다. 모임에 참석한 한 증권사 사장은 “업계 스스로가 협력해 상품 비중을 10% 늘리는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업계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정부에 기대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는 증시 안정을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 분석자료에 대한 점검 및 시장의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창구안내 및 투자자 교육 등 보다 적극적인 자정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는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제고와 장기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대투자자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장기투자캠페인을 조속히 실시하기로 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