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낀 중견기업들이 권익 확보에 나섰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유봉수·이하 중견련)는 3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중견기업 입법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개발과 중견기업법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실시한 중견기업 현황분석 및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와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이달 말께 중견기업 관련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또한 중견기업 입법화에 관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화의 당위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중견련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견기업들이 정부지원을 받는 중소기업과 경쟁력을 확보한 대기업 사이에서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관계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중소기업 졸업기준을 강화해 2000여개 중소기업을 제외하겠다는 내용의 중소기업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한 것도 영향을 받았다. 현재 ‘중견기업’은 공식용어도 아니고, 범위나 기준도 확정되지 않았다.
중견련은 현행 ‘상시 근로자수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라는 중소기업 기준(제조업)을 근로자수와 자본금 규모 모두를 충족시킬 경우로 바꾸고 종업원수 1000명 이상, 자산 5000억원 이상 및 해당 기업이 30% 이상 투자한 회사 등을 대기업으로 규정해 이 사이에 있는 기업들을 중견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영식 중견련 이사는 “중견기업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다보니 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하는데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중소기업만큼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다시 대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유기적 구조가 형설될 필요성이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견련은 1990년 ‘한국경제인동우회’로 발족해 98년 현재의 기관명으로 변경됐다. 회원사는 총 512개며, 최근 중소기업제도 개혁방안으로 인해 앞으로 대상 기업수가 2000개 이상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봉수 현 회장(남성 회장)이 2004년부터 2대에 걸쳐 회장직을 맡고 있다. 부회장사로 린나이코리아, 삼영전자공업, 삼우이엠씨, 신흥정밀, 조은시스템 등이 있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