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9월 위기설 과장됐다"

삼성그룹 사장단협의회는 3일 열린 정기 수요 회의에서 최근 극도의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 자금 시장을 점검하고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 사장단은 이처럼 9월 위기설이 과장된 것이라고 보면서도 상황이 가변적인 만큼 계열사 현금 흐름 점검에 나서는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기로 했다.

이날 사장단협의회는 계열사 사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주재로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9월 경제위기설`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삼성 사장단이 경제 위기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것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 증시 폭락 등 9월 위기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경제혼란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의 당면 현안으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협의회에서 "계열사 사장들은 각종 금융지표 및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으나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순간적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어려울 수 있으나 외환보유고가 충분해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증시 폭락상황에 대해 "증시는 속성상 천천히 올라갔다가 떨어질 때 급속도로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이번에도 정상수준보다 과도하게 떨어진 것 같다"며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사장단은 현재의 위기가 97년 외환위기와 비교되고 있으나 당시에 비해 경제 기반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현 경제상황을 이같이 평가하는 한편 자금, 협력업체 관계 등에서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의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들은 현 상황의 극복방안으로 ▲ 단기적인 자금 흐름 점검 ▲ 부품, 협력업체 문제 점검 ▲ 고용 상황 점검 등을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각사들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현금유동성을 점검하는 한편, 부품 및 장비 협력사들에 대해서도 상황을 파악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현금 유동성 점검은 삼성 그룹이나 계열사의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현재의 외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문제 예방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통상적인 유동성 점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와 고용이 기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키로 했다.

삼성 사장단 협의회는 매주 수요일 사장들의 간담회 형식으로 열리며 지난 7월 사장단회의에서 협의회로 개편된 이후 경영교양이 아닌 경영현황을 주제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