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공동전선’ 구축해 추석고객 잡기

 유통업계가 ‘연합전선’으로 추석 장바구니를 두드린다. 같은 계열사 내 백화점, 할인점, 편의점 등 각기 다른 업태를 가진 유통사업부문에서 추석 선물을 함께 조달해 구매비와 물류비를 절감한다. 또 다른 유통채널에서 함께 판매해 마케팅 효과도 누리고 있다. 편의점들은 백화점 상품권 판매에도 뛰어들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백화점 GS스퀘어, 편의점 업체인 GS25, 할인점인 GS마트, GS수퍼마켓이 공동으로 과일, 정육, 수산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대량 구매를 통해 구매원가 및 물류비용을 대폭 줄이고,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편의점의 경우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반면, 물량 및 보관상의 문제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같은 공동구매방식으로 단점을 보완한 것. 회사측은 신선식품 뿐 아니라 공산품 등 공동판매 품목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롯데계열인 롯데백화점, 할인점 롯데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뭉쳤다. 물량이 가장 많은 마트가 물품 구매를 전담하고,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제품 카탈로그에 ‘롯데백화점과 동일한 상품을 판매합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김수년 세븐일레븐 계장은 “롯데백화점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편의점 선물세트에도 집어 넣었다”며 “유통망을 공유하며 경쟁편의점과 차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기간동안 편의점은 백화점 상품권 판매의 ‘최전선’에도 나설 전망이다. 현재 백화점 빅 3로 불리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각자 한 편의점 업체에만 판매를 맡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백화점 상품권만, 훼미리마트는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만을, 바이더웨이는 현대 백화점 상품권만을 판매한다. 편의점 상품권 판매실적이 백화점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것. 명절 기간 내 백화점 상품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추석 2주전을 기준으로 올해 8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백화점 상품권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상품부 비식품팀 조형준 계장은 “편의점의 접근성으로 인해 상품권을 편의점에서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백화점이 가깝지 않은 지방 지역의 편의점에서 판매가 많았으며, 미리 상품권을 구입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추석이 임박한 경우에 편의점을 찾기 때문에 상품권 판매액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