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해도 즐기는 편이에요. 상황마다 어울리는 술은 따로 있죠. 땀 흘린 운동 후엔 시원한 맥주 한 잔, 비오는 날 추녀 끝의 낙숫물 소리를 들으면 동동주가 제격이죠. 와인은 혼자 마실 순 없는 술이에요.”
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은 와인은 늘 같이 즐기는 파트너가 있고 낭만적이며 축하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속상해서 한 잔할 때 와인을 마시는 건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와인은 약간의 들뜬 마음과 함께 같이할 사람들에 대한 기다림과 새로 접할 와인에 대한 설렘이 공존합니다.”
송 사장은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에 빠져든다. 그의 감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사실 어찌 보면 IT와 무관한 사람이었다. 동양사학을 전공한 그는 친구를 따라 우연히 한국IBM 채용시험을 보게 됐고 합격했다. 그렇게 IT업계에 발을 들여 컴퓨터에 대한 개념도 없던 그는 IT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돈, 아이템입니다. 이 중 가장 어렵고 단시간에 안 되는 것이 사람이죠.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CEO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그의 사람관리에는 정이 넘친다. 2005년부터 5년 근속한 직원에게 순금명함을 선물하고 3주간 유급휴가를 강제로(?) 보낸다. 또, 매년 지난 1년간 결혼한 직원 부부를 초청하는 저녁식사를 하는데 그 자리엔 와인이 빠지지 않는다.
“일일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양해와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커플들에 대한 축하와 영원한 행복을 기리는 의미로 축배를 들지요.”
그는 와인잔을 부딪치며 들리는 아름다운 소리는 이들의 힘찬 출발을 축복하는 배경음악처럼 들린다며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직원들의 아름다운 앞날을 축하하는 와인을 즐기는 송 사장은 미국산 ‘집시 댄서 에밀리스 리저브(Gypsy Dancer Emily’s Reserve) 2003’을 추천했다. 그는 피노누아의 과일 향과 꽃 향기 등 신선함을 좋아하는데 집시댄서는 향과 맛은 물론이고 이름도 낭만적이어서 더욱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한 해 예비 직장인이 60만명씩 쏟아지는데 이들을 조금이나마 채용하고 인재로 양성하는 게 기업의 책임”이라며 “이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