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품은 다 있는데 섀시는 어디서 구하지?”
전기차 업계가 추진하는 한국형 전기경차 개발사업에서 뼈대를 구성하는 섀시 도입이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 전기차 컨소시엄 ‘그린카 클린시티(GCC)’는 2일 저녁 국회의원회관에서 회동을 하고 국토해양부가 검토하는 제주도 전기차 시범사업에 투입할 한국형 1호 전기경차의 규격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제는 전기경차에 어떤 종류의 섀시를 채택하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경차 규격에 맞춘 전기차 50여 대를 내년 상반기까지 제작하려면 GM대우의 마티즈, 기아차 모닝 등 국산소형차 섀시를 채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문제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경차의 뼈대를 구성하는 섀시 판매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업체들은 현대기아차, GM대우 등에 잇따라 섀시판매를 타진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했다. 쌍용차의 경우 경차규격에 맞는 자동차 섀시가 없어 아예 뺐다.
원춘건 GCC대표는 “24개 회원사를 통해 전기차에 필요한 각종 부품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성을 검증한 차량용 섀시를 완성차 업체에서 구해야 한다”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기차업계는 제주도 전기차 보급사업의 상징성을 고려해 국산 섀시를 도입하도록 계속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대기업 최초로 삼성전기가 신규 회원사로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동명 삼성전기 상무는 “아직 국산화가 안 된 전기차 정밀부품 분야에 삼성전기가 참여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진입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