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렝 허그 ‘리프트 콘퍼런스’ 창설자 인터뷰

로렝 허그 ‘리프트 콘퍼런스’ 창설자 인터뷰

 “인터넷은 벌과 나비가 꽃가루를 전달해 수정을 시키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건물이나 로봇, 아트 등도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죠. 그 자체가 바로 인터넷의 미래입니다.”

 로렝 허그 ‘리프트 콘퍼런스’ 창설자가 바라보는 인터넷의 미래는 다분히 철학적이었다. 그에게는 웹의 미래라고 해서 웹 전문가들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한계가 있고, 건축가에서부터 아티스트나 심지어 정원사로부터도 배울 점이 많다는 확신이 있었다. 리프트 컨퍼런스를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분야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기획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였다.

 “2005년에 유럽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가한 정원사의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어요. 식물은 주변 환경과 협력하려는 종과 자신을 보호하려는 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변과 협력하는 종의 번식력이 훨씬 우수하다는 내용의 식물관찰 결과에 대한 얘기였죠. ‘아, 바로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개방과 오픈소스라는 인터넷의 개념과 인터넷이 변해가야 할 미래를 제시한 것이었죠.”

 그의 논리는 기술을 어떻게 사람과 연결지을 것인가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터넷의 역할과 변화 방향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어 저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인물이 있다”며 “바로 이런 의문 속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급변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도 인터넷의 미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지갑에 센서를 부착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거나 그 결과를 병원에 전달해 주는 U헬스나 자동차에서 보내오는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다리 등 조만간 다가올 U시티의 기반에는 바로 인터넷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에 일고 있는 정부차원의 인터넷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가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다. 규제는 해법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에서 야기되는 문제는 교육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온라인에서의 행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온라인에 올라온 글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점 등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