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펀드(KDF)의 간접금융(On-Lending) 사업이 현 정부의 신용보증사업과 유사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논의 중인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양 기관 통합 후 또 다른 신용보증기관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KDF를 통한 간접금융 시범사업에 대해 보도자료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큰 그림을 공개한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만을 봤을 때 신용보증사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KDF는 산업은행 민영화와 별도로 정책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는 것. 자산규모는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과 뭐가 다르지=이경준 수석부행장은 간접금융 시범사업에 대해 “보증기능은 유사하다”고 말했다.
양 기관에 따르면 간접금융사업은 민간은행의 대출에 대해 정부(KDF)가 50% 보증하는 형태다. 예컨대 KDF 자금으로 시중은행이 여신업무하고 100억원이 사고(기업 채무불이행)가 났다면 은행은 50%만 책임지고 나머지 50억원에 대해서만 배상해준다.
이는 현재 80∼85%(일반보증, 특례보증 경우 최대 100%)를 보증해주고 있는 신용보증기관과 비율에서만 차이를 나타낸다. 단지 은행은 자금을 미리 받을 수 있고, 기업은 보증수수료를 내지 않는다는 차이만 있다.
◇누가 대상이지=보증상품과 성격이 유사한 만큼 주 타깃층이 명확하지 않다. 현재 신용보증기관의 보증대상은 은행 상품을 신용으로 이용할 수 없는 중소기업. 이들 가운데 재무·사업성을 주로 보고 평가해 지원하는 곳이 신용보증기금이고 기술성을 보는 곳이 기술보증기금이다. 간접금융사업은 수수료가 없다는 측면에서 기업은 선호한다.
결국 기존 은행상품을 이용할 수 있던 기업이거나 또는 신용보증기관을 이용해야 했던 기업 가운데 일부 우량한 기업이 대상이 되는 셈이다. 신용보증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 신용대출기업과 보증기관 보증기업 중간영역은 넓지 않다”며 “은행들이 신용대출 기업 가운데 일부를 간접금융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효성 있나=효과 측면에서도 의문이다. KDF가 1000억원을 지원시 보증 형태면서도 그 효과는 1000억원에 그친다.
이에 반해 신용보증기관은 1000억원의 예산이 확보되면 이를 10배 안팎인 1조원을 보증한다. 신용보증기관은 법적으로 출연예산에 비해 최대 20배(일반적으로 10배 안팎)까지 보증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이헌 전 기보 이사장은 KDF와 관련 “전략적 개념과 시장지향적 개념을 섞어 전체를 모호하게 할 필요가 없다”며 설립에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밝힌바 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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