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신세계를 여는 사람들](2) 팬택 유영무 연구원

[휴대폰 신세계를 여는 사람들](2) 팬택 유영무 연구원

 “황산과 염산·질산 등 위험 물질을 주로 다루다 보니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업무가 바쁠 때는 맨손에 용매가 묻은 지도 몰라 손가락의 지문이 벗겨질 정도로 부상을 입기도 하지요.”

 팬택계열 품질기술1팀의 유영무 연구원(31)은 ‘자신을 희생해 가며 휴대폰을 부수는’ 사람이다.

 최근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휴대폰의 각종 부품에 납(Pb)·카드뮴(Cd)·수은(Hg) 등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는지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용 휴대폰의 보이지 않는 품질을 담당하는 중책이다.

 팬택 김포공장의 유해물질분석실에서 근무하는 유 원구원은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는 휴대폰의 케이스를 비롯해 부품 100여개를 잘게 부숴 성분을 분석한다. 대략 한 개의 휴대폰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휴대폰의 각종 부품에 X레이를 주사해 정성 분석을 먼저 합니다. 이때 부품의 각종 소재가 방사하는 에너지의 파장과 색깔을 분석해서 일차적으로 유해물질이 있는 지를 판단하지요.”

 정성 분석 후에는 부품을 잘게 부수고 이를 유기용매에 녹여 각종 무기물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 지를 분석한다. 이 과정이 가장 위험하고 힘든 과정이라고. 유 원구원은 실험 중 부품 분해용 용기가 터져 혼비백산하기도 하고 실험 장비 세팅을 위해 한밤에 기숙사에서 달려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유 연구원은 요업기술원을 거쳐 지난 2006년부터 팬택에서 유해물질 분석 업무를 하고 있다. 만 4년간 이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다.

 “분석실에서 혼자 업무를 하다 보니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지만 각종 부품의 유해물질을 찾아냈을 때의 희열감은 그 무엇보다 큽니다. 또 휴대폰의 보이지 않는 품질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 연구원은 팬택 휴대폰은 자신이 있어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다며 분석실로 발길을 옮겼다.

 양종석기자 jsyang@

 

 ◆유해물질분석실은

 팬택 김포공장의 유해물질분석실은 유럽연합(EU)의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등 각종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휴대폰의 모든 부품의 성분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특히 수백 가지에 이르는 휴대폰 부품을 물리적으로 분해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크기까지 분해해 성분 검사와 유해물질의 함유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유해물질이 검출될 경우 부품의 탑재를 중단하거나 납품업체에 교체를 요구한다. 업무상 사용하는 장비가 X레이를 분사하거나, 황산·염산·질산 등 위험한 유기용매를 주로 사용해 항상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고.

 유 연구원은 넓은 분석실에서 각종 장비와 혼자 씨름하다 보니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자신의 역량을 더욱 키워 한국 휴대폰산업의 밀알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