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소자나 자동차 차량 유리창 등에 물이나 먼지가 거의 묻지 않는 재료 코팅기술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재료응응연구단 이건웅 박사팀은 자체 개발한 ‘탄소나노튜브 일액형 코팅액(투명전극 제조용 잉크)’을 이용해 연잎이나 나비, 매미의 날개 등에서 볼 수 있는 초발수(超撥水) 자가세정(self-cleaning)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투명하고 전기도 잘 통하는 ‘투명 초발수 전도성 코팅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잎에 물이 닿아도 흡수되지 않고 그냥 떨어지는 것은 연잎 표면에 있는 나노 크기의 돌기 형태로 이뤄진 물 반발성 코팅막(왁스)에 의한 초발수성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물을 싫어하는 플루오로기를 지닌 실란(수소화규소 계열의 일종) 물질을 섞어 새로운 혼합액을 제조했다. 이 용액을 유리 등 기판 표면에 코팅, 초발수 성질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초발수 코팅 기술은 기판에 탄소나노튜브를 직접 성장시키거나 전도성 고분자로 분산된 용액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대부분 투과도를 고려하지 않은 불투명한 코팅 기술이다. 광소자나 투명 윈도 등에 적용할 수 없다.
신기술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고투과도를 유지하면서 전도성과 자가세정 능력까지 동시에 갖춘 세계 최초의 코팅기술로 평가받는다. 관련 연구결과는 신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8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개발팀의 일원인 한중탁 KERI 박사는 “기존의 대전 방지, 전자파 차폐는 물론 고투과도와 자가세정 기능도 있어 각종 광소자 및 기능성 유리 등의 코팅 소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의 열선(熱線) 유리, 스마트 윈도 대전방지 코팅, 전자파 차폐 코팅 등에 바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