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호재에 금융시장 모처럼 `안정`

 위기설이 불거졌던 한국 금융시장이 미국발 호재에 환율은 급락하고 증시는 급등하는 등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8일 외국인의 채권 만기가 집중된 9일과 10일을 하루 앞둔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급락하면서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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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환율은 외환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며 지난 주말보다 36.4원 급락한 1081.4원으로 마감했다. 증시는 폭등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72.27포인트(5.15%) 급등한 1,476.6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200 선물에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올해 들어 최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95% 오르면서 459.42로 장을 마쳤다.

 금융시장이 강세를 띤 것은 외환위기설의 진정, 미국 모기지업체의 파산 가능성 등의 악재가 어느 정도 해결된 데 따른 것이다. 9월 위기설의 진앙지인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현실화되더라도 달러화 수요 부족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참가자들의 견해가 반영됐다. 특히 미국 모기지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으로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도 시장의 분위기를 바꾼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최악의 사태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증시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 증시를 짓눌렀던 외환위기설 등의 악재도 자동적으로 해결되면서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9월 위기설의 단초가 된 채권금리도 안정세를 탔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일 6.05%까지 급등했지만 3일 5.95%, 4일 5.90%, 5일 5.88%로 점차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국내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외국인이 상환을 받더라도 재투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