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멀티미디어 환경을 구현하는 AV로봇시장을 놓고 한일간 자존심 대결이 예상된다. AV로봇은 기동성을 지닌 로봇 플랫폼에 MP3P, PMP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탑재한 가정용 로봇을 뜻하는 신조어다.
일본 로봇회사 ZMP가 굴러다니는 음악로봇 ‘미우로(Miuro)’의 국내시판을 서두르는 가운데 국내 기업도 이에 맞서는 AV로봇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기술(대표 노선봉)은 음악재생, 영화, TV보기 기능을 갖춘 AV로봇(모델명 로보다임)을 완성하고 금형제작에 들어갔다. 이 로봇은 4.3인치 액정과 고품격 오디오를 내장해 DMB, 영화, 음악, 사진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재생한다. 회사측은 AV로봇의 주고객인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무선접속을 이용한 영상메일, 콘텐츠 수신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리모콘으로 콜버튼을 누르면 장애물을 피해 주인 곁을 따라다니며 원하는 음악, 동영상을 제공한다.
일본의 미우로가 음악재생을 위해 아이팟 접속이 필수적인 반면 로보다임은 거의 모든 MP3P기종과 USB스틱, SD카드에 저장된 음악파일을 지원한다. 연말께 시판할 로보다임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기능도 기본이다. 우리기술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미우로’보다 더 진보한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AV로봇시장을 선점하리라 낙관한다”고 밝혔다.
일본 로봇업체 ZMP가 제조한 AV로봇의 원조 ‘미우로’도 오는 11월 국내시장에 상륙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둥근 바퀴로 주인이 원하는 위치로 굴러가 음악을 들려주고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재롱도 부린다. 산업용 로봇업체 TES(대표 안승준)는 ZMP와 독점판매계약을 맺고 고품격 AV로봇 전용숍을 운영할 예정이다. 안승준 사장은 “AV로봇은 애플숍처럼 차별화한 유통망에서 판매해야 한다. 미우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한글화하는 한편 로봇 개발자를 위한 미우로 R&D키트도 함께 시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포천지는 미우로의 참신한 컨셉트를 높이 평가해 2007년 유망 6대 IT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의 AV로봇 한판 승부에서 어느 쪽이 유리할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은 로보다임이 낫지만 기계적 완성도와 디자인은 형님격인 미우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렸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