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블로그 변칙 마케팅`에 속앓이

 블로그를 활용해 이미 제조업체에서 사실상 판매를 중단한 제품을 유통하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해당 제조업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실상 상품을 홍보하는 스팸 메일이지만 블로그 마케팅을 가장해 마치 로얄티 있는 회원에게만 상품을 권유하는 형태로 변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블로그를 활용해 일부 컴퓨터와 가전 제품의 경우 ‘정가의 최고 70% 싸게 판다’는 정체불명의 e메일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e메일은 우량 블로그 회원에게 보내는 정보성 메일 성격을 띠고 있지만 해당 블로그에 접속하면 절반 이하의 가격에 상품을 판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뤄 사실상 상품 홍보를 위한 스팸 광고가 대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곳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제조업체에서 상상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거나 상품 자체도 결함 여부가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령 한 블로그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나온 고가 음식물 처리기 ‘엘르’를 소개하며 이를 53%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고 집중 홍보하고 있다. 시중에서 16만8000원 제품이지만 절반 수준인 8만8000원에 판매한다고 구매 방법과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대우에서 협력업체를 통해 주문자 상표 부착(OEM) 형태로 개발해 시범적으로 판매한 모델로 사실상 제품 홍보를 중단한 제품이다.

 대우 측은 “지난 5월 음식물 처리기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를 통해 개발한 모델” 이라며 “지금은 호응이 좋지 않아 계약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아직은 직접적인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16만 원에 판매한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해 이미 구입한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 컴퓨터와 본체를 70% 가격에 파는 블로그를 소개하는 e메일도 있다. 이 곳에서는 좋은 정보라고 전제하고 88만원대의 삼성 ‘슬림 컴퓨터’를 LCD모니터 포함해서 20만원대에 판매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가격이 싼 이유를 매장에서 한 번 전시한 제품이기 때문이라며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전시 상품이 가격이 싼 건 사실이지만 가격이 워낙 터무니없을 뿐 더러 전시 상품은 상품 물량 자체도 많지 않아 대량으로 판매하기가 힘들다” 라며 “제품 자체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