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노트북 `가격 파괴` 바람

 저가 미니노트북PC ‘넷북’에도 가격 파괴 바람이 거세다.

 넷북 시장에 진출하는 후발 업체들이 앞다퉈 선발사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수스, MSI 등은 선발사라는 이점을 활용해 해외보다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았지만 후발사들의 가격파괴에 대응, 업그레이드 모델을 기존 모델과 동일한 가격으로 출시해 가격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아수스와 MSI는 선발사의 이점을 활용해 국내에서 해외시장 가격보다 10만원 정도 비싸게 판매해왔다.

  델코리아는 최근 8.9인치 액정의 넷북 ‘인스피론 미니 9’를 윈드보다 10만원이나 싼 49만9000원에 출시했다. 한석호 델코리아 부사장은 “성장하는 넷북 시장을 잡기 위해 높은 성능에도 40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내놓을 넷북의 가격은 60만원대로 알려졌다. 10.2인치, LED 액정을 채택한 이 제품은 저장용량(HDD)을 최대 160Gb까지 지원하고 블루투스, 6셀 배터리를 기본 탑재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넷북 중 성능이 가장 높은 제품을 윈드 가격 수준에 내놓는 것은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삼보컴퓨터가 지난달 내놓은 넷북 ‘에버라텍 버디’는 MSI의 윈드 가격(59만9000원)보다 불과 5만원 비싸다. MSI에 위탁생산한 이 제품은 윈드보다 배터리 용량이 큰데다 사후 서비스비용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됐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아수스도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내리거나, 업그레이드 제품을 같은 가격에 출시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8.9인치 ‘Eee PC 901’과 10인치 ‘1000H’를 각 57만9000원, 64만9000원에 출시했던 아수스코리아는 이번달 업그레이드 제품도 기존 가격대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901은 30Gb 외장하드를 추가 구성품으로 제공하고, 1000H는 하드 용량을 두배로 늘려 160Gb를 지원하지만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MSI코리아는 아직까지 가격 정책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수스의 가격인하로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수스코리아가 국내 처음 소개한 넷북 ‘Eee PC’는 49만9000원으로 출시됐지만 해외에는 299달러에 불과했다. 리눅스 운용체계(OS)를 선택한 해외판과 달리, 국내판은 PC이용자 성향에 맞춰 윈도XP로 바꿔 가격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높은 편이다.

 MSI코리아의 넷북 윈드(U100)는 미국에서 499달러에 출시됐지만 국내 가격은 59만9000원이다. 미국 모델에는 국내 제품에서 빠진 블루투스 기능이 들어있는 걸 감안할 때 가격 차이가 10만원이 넘는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