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 이상의 고가 미술품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 영향이 미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 낙찰률이 저조하게 나타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고, 미술품에 간접투자하는 아트펀드의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미술계가 우려했던 것처럼 그 영향은 경매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10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린 하반기 첫 경매 낙찰률이 71%에 그치고 만 것. 총 237점의 미술품 중 186점이 팔렸고, 낙찰금액 2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 낙찰이 기대됐던 김환기 화백의 유화 ‘달과 매화’(1959년작)는 유찰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메이저 경매가 아닌 기획경매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결과는 저조한 것”이라며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미술계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경매 실적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8일 열렸던 K옥션 경매는 낙찰률 62%, 낙찰금액 73억원을 기록했다. 메이저 경매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미술시장에 간접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된 아트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아트펀드는 굿모닝신한증권 서울명품아트펀드와 SH명품아트사모1호, 한국투자증권의 서울아트사모특별자산2호,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스타아트펀드 등 총 4개다. 아트펀드의 대부분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위탁계약을 맺은 화랑이나 갤러리에 자금을 빌려준 후 10% 안팎의 이자를 받는다. 일종의 대출상품과 비슷한 셈이다. 3년 이상 운용을 통해 경매시장에서 미술품을 사들이고 파는 방식으로 연 15%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아트펀드 운용사인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펀드라 정확한 수익률을 말할 수는 없지만 미술시장 침체의 여파가 펀드 수익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