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가을을 사로잡은 SUV

[Car&Life]가을을 사로잡은 SUV

 청명한 가을 하늘이 머리 위로 드리웠다. 차창을 내리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드라이브하고픈 계절. 가을 드라이브에 어울릴 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종을 미리 타 봤다.

 ◇부드러운 주행 FX50=인피니티 FX50의 앞모습은 마치 근육질의 강한 남성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잔뜩 벌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바짝 올라간 전조등은 금방이라도 질주하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듯하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에서 FX50의 가속 페달을 밟으니 외관과 달리 주행은 오히려 여성스럽다. 7단 자동변속기와 배기량 5L 390마력 엔진의 조합은 웬만한 스포츠카를 제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뿜어내지만 가속은 부드럽다. 변속 충격이나 주행 중 거친 느낌이 없다. 뒷바퀴가 코너링이나 고속 차선변경 때 앞바퀴 반대 또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안정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장점은 특수페인트를 사용했다는 것. 차 표면이 가볍게 긁혔을 때 생기는 홈을 페인트가 저절로 복구시켜 준다. 여기에 운전자의 시야확보를 위해 전후좌우 상황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독특하다.

 ◇힘과 안전의 ML 280 CDI=‘M클래스’를 보는 순간 깔끔한 디자인을 느낀다. SUV의 역동적이고 강한 인상보다는 차분히 정제된 디자인이다. 차량 전면의 타이타늄 색상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언더 커버, 트윈 크론 테일 머플러와 잘 어우러진다. 내부는 최고급 무늬목 장식과 검은 천장, 천연 가죽시트가 눈에 확 들어온다.

 주행도 일품이다. 2980㏄의 디젤 SUV로 트랜스미션은 무려 7단 변속이다. 속도 변화에 따라 변속이 자주, 빠르게 이뤄져 변속 구간의 충격이 적다. 그렇다고 힘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로 상태를 가리지 않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불과 9.8초다. 여기에 신개념 안전장치 프리 세이프(pre-safe)가 장착돼 항상 편안한 마음의 운전이 가능하다.

 ◇탁월한 연비 뉴카이런=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다니고 싶다면 ‘뉴카이런’이 제격이다. 그 어떤 SUV도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연비 때문이다. 하나 더한다면 각종 디지털단말기를 연결해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내부 장치다.

 뉴카이런 2.0은 쌍용 전통방식의 파트타임 4WD시스템을 사용해 시속 70㎞ 이하 주행 중 간단한 조작만으로 2H-4H-4L로 전환이 가능하다.

 산정호수로 가는 구비길에서 뉴카이런의 성능은 빛났다. 2000㏄의 작은 심장이 구불구불한 커브길을 아무렇지 않게 달려나간다. 다른 SUV에 비해 높은 운전 위치로 바라보는 앞이 시원했다. 서울에서 가족을 태우고 산정호수를 다녀왔는데도 연료 게이지의 눈금은 그대로다.

 ◇세련된 QM5=정숙성과 고연비를 동시에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런 차가 있다. 바로 르노삼성자동차의 SUV ‘QM5 씨티’다. SUV로는 드물게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 차량에 올라 탄 사람들의 첫마디는 모두 ‘SUV가 왜 이렇게 부드럽지’다.

 SUV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마치 중형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또 다른 매력은 푸른 하늘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다. 국내 SUV 중 최초로 장착된 기능이다. 이 때문에 뒷좌석에서 확 트인 시야를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트렁크는 조개 모양의 크램셸 테일게이트다. 뒷문을 위아래로 동시에 열 수 있다. 주행 중 자주 속도를 바꿔보지만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무단변속기인 엑스트로닉 덕분이다. 가벼운 운전대는 손쉬운 방향전환을 돕는다.

  윤대원기자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