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주머니 사정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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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지난달 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부품과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드는 우리 기업들이 유독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부터 중국의 올림픽 건설붐이 사라지고,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원자재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업 절반 ‘힘들다’=대한상공회의소가 추석을 앞두고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500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최근 기업 자금사정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이맘때와 비교한 자금사정에 대해 ‘비슷하다’는 대답이 49.5%였으며 ‘힘들다’는 업체는 43.0%였다. 작년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7.5에 불과했다.

자금사정 불안의 대표적 요인으로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급등’이 46.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금리·환율불안’(27.1%) ‘내수부진’(14.4%) ‘금융권 대출리스크 관리 강화’(5.0%)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도 대출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전체의 43.4%가 대출금리 인상요구를 받았으며 요구수준으로는 ‘0.25∼0.5%포인트(P)’가 38.3%로 가장 많았다.

상의측은 “최근 경기둔화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맞물려 기업들의 자금조달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기업에 대한 원활한 정책자금 공급과 함께 대출금리 안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8월 원자재 하락세 ‘다행이다’=지난달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큰 폭 하락했다. 올림픽이 끝나자 중국으로의 원자재 쏠림현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업협회(KOIMA)에 따르면 8월 코이마(KOIMA)지수는 411.34를 기록, 453.54를 나타냈던 지난달에 비해 42.2포인트 내렸다. 협회는 이번 하락폭이 1995년 조사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이마지수는 1995년 12월 원자재 수입가격을 기준치 100으로 놓고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을 종합해 산정한다.

지난달에는 광산품이 가장 큰 폭인 10.24% 하락했으며, 비철금속(7.73%) 철강재(6.31%) 유화원료(4.28%) 등도 비교적 큰 폭 내렸다. 주요 비철금속별 하락률을 보면 알루미늄과 전기동이 재고증가 및 중국의 수요 둔화 전망 등으로 각각 9.32%와 9.17% 빠졌다. 니켈과 납의 가격도 달러 강세 여파로 5.99%와 1.81% 내렸다. 철강재중에는 고철(10.66%)이 10% 이상, 선철도 4% 이상 하락했다.

협회는 이번 하락 요인으로 △원유가격 급락 △달러화 강세 △세계경기둔화 △여름철 비수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홍 수입업협회 팀장은 “최근 원유가격 등락이 원자재 가격과 상당히 연계돼 있는 모습”이라며 “이달들어서도 유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원자재 수입가격은 9월에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