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공태양 1주년 "세계적 핵융합 기술력 갖췄다"

 핵융합연구소에 위치한 한국형 핵융합연구로 ‘KSTAR’ 주장치 모습
핵융합연구소에 위치한 한국형 핵융합연구로 ‘KSTAR’ 주장치 모습

 우리나라가 건설한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지난 14일로 완공 1주년을 맞았다. 태양에너지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KSTAR는 지난해 9월 14일 12년 간의 개발·제작기간을 거쳐 완공됐다. 이후 단계적인 시운전을 거쳐 지난 7월 최초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핵융합 연구계는 연구기반 확충과 지원확대를 통해 핵융합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로=KSTAR는 지난 1995년 말 개념설계 및 기반기술 R&D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건설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11년 8개월간 △초전도자석 제작기술 자체 개발 △토카막 구조물 공학설계 △제작 및 조립설치 과정을 거쳐 지난해 9월 14일 완공식을 가졌다.

 KSTAR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유럽·러시아·중국·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해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ITER와 동일한 사양의 초전도 재료인 니오븀주석합금(Nb₃Sn)을 세계 최초로 사용하고 있어, ITER의 선행기술 시험장치로도 의미가 있다.

 ◇성공적인 1년의 성과=KSTAR는 장치완공 후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위해 △진공 시운전(2008.4.2) △극저온냉각 시운전(2008.5.2) △초전도자석 시운전(2008.6.6)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2008.6.30) 등 4단계에 걸친 종합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주목할 것은 각 시운전 단계에서 장치의 성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누설이나 결함으로 인해 중단되는 일 없이 단 한 번의 시도로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이다.

 발생된 플라즈마도 당초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KSTAR는 최초 플라즈마 목표를 100kA 플라즈마 전류, 지속시간 100ms(0.1초)로 잡았지만, 실제 구현한 플라즈마는 플라즈마 전류 133 kA, 지속시간 249 ms로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핵융합 선진국 도약 계기로 삼아야=핵융합 연구계는 KSTAR 연구 강화를 통해 핵융합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ITER 참여국들 중에서 핵융합 연구 역사가 가장 짧다. 하지만 KSTAR가 ITER와 유사하게 설계돼 선행 연구기술 확보와 인력양성이 가능하며, ITER 운전의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영국 핵융합연구소 운전실험연구부장은 “장치 건설과 첫 가동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성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장비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실험이 뒤따라야 한다”며 “연구인력 양성과 부대장치 개발을 통해 국내 핵융합 연구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KSTAR와 비슷한 규모의 일본 핵융합연구로에 투입되는 예산은 우리나라보다 5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경제규모 차이 등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핵융합 연구를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