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상반기 15%대의 높은 신규 채용률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와 달리 실제 주요 대기업의 총 고용인원은 정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인력채용이 ‘일자리 창출’보다는 ‘빈자리 채우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15일 전자신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대(금융 제외)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상반기 말 기준 고용인원은 총 29만6645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65명(0.09%) 줄었다. 10대 상장사 중 작년 말 대비 직원 수가 대폭 증가한 곳은 LG디스플레이(9.39%, 이하 작년 동기 대비 증감률)가 유일했고 이 외에 한국전력(1.64%)·현대중공업(1.59%)·SK텔레콤(1.39%)·KT&G(0.86%)·현대자동차(0.6%)·삼성전자(0.34%) 6곳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반면에 LG전자(-6.72%)·포스코(-2.25%)·KT(-2.05%) 3개사는 감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1일 저녁 회장단회의 직후 400대 기업(203개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신규 채용인원이 2만3591명으로 작년 상반기 2만449명에 비해 15.4%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회장단은 대기업의 신규 일자리 확대 창출을 역설하며 “대기업만으로는 전체 일자리 확대에 한계가 있으므로 중소기업의 적극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일자리 창출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해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 책임을 중소기업에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규 채용 확대에도 고용 인원 수가 증가하지 않은 것은 일자리 창출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고용통계팀 정인숙 사무관은 “정부는 취업자 수가 늘어났을 때 신규 일자리 창출로 본다”면서 기업 고용 인원이 변화 없는 것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자연 인력감소분을 메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률 전경련 투자고용팀장은 “(전자신문이 조사한) 공시보고서는 정규직만을 포함하는데 전경련 조사는 비정규직도 포함돼 있다”고 말해 대기업들이 이 기간 계약직을 대폭 늘려 채용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시총 상위 10대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비정규직 인력현황은 어느 기업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인사파트에서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단정했다.
김준배기자 joon@
신규 채용률 작년보다 15% 늘었지만 총 직원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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