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ODD 사업 `홀로서기`

NEC와 합작 해지…지분 전량 인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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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가 ‘광 디스크 드라이브(ODD)’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한다.

 소니와 NEC의 광 저장장치 합작사인 ‘소니NEC옵티악(SNO)’은 NEC가 가지고 있던 45% 주식 전량을 소니에 양도하기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홈페이지에서 지난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니는 SNO를 그룹 내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서 소니 측은 “광 저장장치 사업과 관련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됐다”며 “그룹 내 세트·부품사와 제휴를 더욱 강화해 차세대 광 디스크 사업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NEC도 “광 디스크 사업은 앞으로 NEC전자를 거쳐 추진하며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LSI) 분야에 무게 중심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와 NEC는 지난 2006년 4월 광 스토리지 사업을 위해 합작사 SNO를 설립했다.

 

 <뉴스의 눈>

 이번 사례는 합종연횡이 대세였던 광 저장장치 사업에서 첫 ‘홀로서기’라는 면에서 주목된다.

 전 세계 광 스토리지 사업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번 결별에 따른 이해득실을 분주하게 따지는 상황이다. 소니와 NEC 합작사인 SNO는 전 세계 점유율이 10% 미만이라서 사실 전체 시장 구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사업 분리의 속내를 파악 중”이라며 “광 저장장치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만큼 소니의 NEC 지분 인수는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광 저장장치 사업이 합작을 통한 ‘밀월’이 대세인 분위기에서 이번 분리 사례는 그만큼 시장 자체가 정점에 왔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성장이 멈추면서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져 더 이상 합작에 따른 시너지가 사라져 비슷한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광 저장장치 분야 시장 성장률은 ‘게걸음’을 면치 못했다.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5% 안팎의 시장 성장에 그쳤다. 이에 앞서 주요 업체는 합종연횡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 결과 시장 점유율 ‘톱5’ 가운데 파나소닉을 제외한 무려 4개 업체가 합작 법인이었다. 점유율 1위인 HLDS는 히타치와 LG의 합작사고 2위인 TSST도 삼성과 도시바의 연합체다. 3위인 PLDS도 필립스와 대만이 서로 지분을 투자한 업체였다.

 산업계에서는 “광 저장장치 시장은 특성상 이미 성숙 시장으로 가격 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해지고 있다”며 “출하량 확대 보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이 맞춰져 이전처럼 단순히 규모를 위한 합작은 더 이상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