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에 별들이 왜 이렇게 많지?’
국내 반도체·LCD 장비업체들을 살펴보면 다른 기업에 비해 임원 수가 많은 곳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많고 덩치 큰 회사에 임원이 많은 것이 상식이지만 장비업계에선 그렇지 않다. 부품과 달리 장비회사는 기반기술을 이용, 반도체·LCD·태양광 등 다양한 영역의 고객을 상대해야 해 임원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14명의 상근임원이 근무한다. 이중 8명이 연구개발(R&D)을 담당한다. R&D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영곤 주성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일반 장비업체들보다 사업영역군이 넓어 임원수가 많다”면서 “반도체·LCD·태양광·유기EL 등 폭넓은 사업의 개발과 영업을 담당할 수 있는 책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성 임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회사에 있는 상무, 전무 타이틀이 없다는 것이다. 14명의 임원중 수석부사장이 3명, 부사장이 9명이다. 주성 측은 임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기 위해 이 같은 직함을 달고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피에스(대표 문상영)에도 11명의 상근임원이 활동중이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310억원 수준이지만, 반도체 증착·LCD 드라이에처·태양전지제조 등 다양한 장비를 생산·판매한다. 아이피에스 측은 향후 회사 성장에 대비, 많은 사업군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임원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분투자로 화제를 모았던 아바코(대표 성득기)도 10명의 상근임원이 회사에 몸담고 있다. 아바코도 상반기 매출은 296억원이지만, LCD 진공·반송·셀·스퍼터 등 4종류의 제품군에 따른 사업부를 구성하고 있다. 각 사업부를 책임지는 수장들이 필요, 임원수가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LCD 장비 영업이 수직계열화되어 있기에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임원들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장비제조사와 수요업체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것도 이 같은 구조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설성인·안석현기자 siseol@
넓은 사업영역군 커버할 R&D·영업 전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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