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의 근로자 평균 근속년수가 실적 상승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장치산업 특성상 긴 근속기간은 수율안정에 기여하고, 이는 다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높아진 업체들은 타 업체 대비 급여수준도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어 다시 근속년수 연장에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문 PCB 업계에서 매출액 상위권 업체들은 다른 업체에 비해 최고 2배 이상 평균 근속년수가 길었다. 상반기 매출 1152억원을 달성한 이수페타시스 근로자들은 평균 8.25년을 일했다. 전문 PCB 업체들 중 가장 긴 근속기간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1471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덕전자 직원들은 평균 7.57년을 같은 회사에 머물렀다. 2∼4년 안팎인 타 PCB 업체들에 비해 근속년수가 2배가량 긴 셈이다. 대덕GDS도 7.44년으로 비교적 근로자 퇴직주기가 긴 것으로 조사됐다. 세 업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2007년 대기업 포함 5인 이상 사업장 평균 근로자 근속년수인 5.9년과 비교해도 2년 정도 길다. 특히 최근 PCB 업황이 극히 나빠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긴 근속기간은 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PCB 생산과정은 공정이 길고 직원들 숙련도가 수율과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퇴직주기가 짧아지면 숙련도가 떨어지고 수율 정상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장동규 마이크로조이닝연구조합 부이사장은 “PCB 생산은 작업의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휴일이 길어지거나 각 공정을 담당하는 직원이 바뀌면 즉각적으로 수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직원들의 근속기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업체에 비해 임금수준을 높이는 한편 직원교육도 강화했다. 대덕전자는 지난 상반기에 근로자 1인당 204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고, 대덕GDS가 1930만원, 이수페타시스가 1856만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다. 다른 중소 PCB 업체들이 1200만원 내외를 지급한 것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높은 매출로 급여가 높아지면 근속년수가 길어지고 이는 다시 수율·매출안정으로 이어진다. 실적과 근속기간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셈이다. 이들 세개 업체는 직원들을 위한 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장기근속을 독려키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최순규 대덕GDS 부사장은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노사간 의사소통 통로를 항상 열어둔다”며 “PCB가 장치산업이지만 인건비 비중도 높아 인력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
상위권 3사 장기근속자 많으니 수율 안정→매출 상승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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