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가전매출 `뒷걸음`

 백화점 빅3의 가전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가전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프리미엄 에어컨의 판매 저조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전문점의 강세 등으로 판매부진을 겪기 때문이다.

 1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생활가전을 지향하며 지난해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에어컨 판매부진으로 인해 오히려 실적이 역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부터 시작된 에어컨 예약판매가 극심한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으로 인해 지난해와 비교해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7월 반짝 폭염으로 에어컨 주문량이 크게 늘기도 했지만 일부 제조사들이 생산을 멈춰 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은 데다 설치 지연으로 매출 증대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 이동현 가전담당 바이어는 “제조사들이 상반기 에어컨 예약판매를 연장해 매출확대에는 어느 정도 도움은 됐지만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실적”이라며 “7월 늦더위로 인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에어컨 기사가 하루 설치할 수 있는 물량 한계가 있어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가전매출에서 500억원을 달성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에어컨 판매량이 평균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 에어컨 주문이 폭발적으로 이어졌지만 수요 급증으로 인한 설치지연으로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10% 이상 신장해야 할 가전매출이 에어컨 판매부진으로 실적이 5% 이상 떨어진 마이너스 성장을 겪어야 했다.

 베이징 올림픽특수 실종에 따른 TV 매출 저조와 전자전문점들의 약진도 백화점 업계 매출 부진을 거들었다.

 백화점 업계는 올림픽 개막 전 한 달 동안 LCD TV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 것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20% 이상 줄었으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에 비해서도 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마트, 리빙프라자, 하이프라자 등 전자전문점들의 공격마케팅에 백화점 수요를 빼앗긴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과 달리 리빙프라자는 프리미엄 디지털TV, 냉장고, 세탁기가 소비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매월 판매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8월 들어 TV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정도 줄었다”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너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