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소프트웨어(SW) 강국으로 자리 매김한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비네이 쿠마르 싱(26)은 지난 2005년 부산 동아대에서 유비쿼터스네트워크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가족과 친구들이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한국을 선택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유비쿼터스 기술을 비롯한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동아대에서 수학하던 싱은 이듬해인 2006년 담당교수 추천으로 서버기반 컴퓨팅(SBC) 솔루션업체인 틸론에 입사, 부설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작지만 무한한 잠재력과 열정을 지녔다.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성장세가 빠르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열심히 노력해 한국 IT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벤처기업에서도 외국인 직원을 찾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연구에서 영업·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며 또 한번의 IT코리아 신화를 써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의 한국 본사에는 현재 10여명의 외국인이 근무 중이다. 중국·베트남·인도·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출신국가도 각양각색이고, 근무부서도 연구·컨설팅·마케팅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 2월 이 회사 글로벌프로덕트커뮤니케이션(GPC)팀에 입사한 호주 출신의 닐 챈들러 버클랜드(29)는 “티맥스의 해외 수출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회사의 성장세를 느낄 수 있다”며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티맥스 제품을 수출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한국계 외국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상 외국인과 동일한 경험을 갖춘 이들은 한국 직원과 친화력이 높고 적응력도 강해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 22년간 지낸 크리스 박(40)은 지난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LG전자 정보기술연구소를 거쳐 지난해 말부터 LG데이콤 기술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SW 품질보증 분야에서 활동한 박씨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SW 개발뿐 아니라 제품 및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품질 관리 분야에 지원을 확대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사항을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