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모터업체들이 대외경영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 올해 매출목표를 뛰어넘으면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수출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반사이익까지 챙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아텍, 에스피지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예상, 연말에 좋은 수확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스테핑모터업체 모아텍(대표 임종관)은 올 연말까지 12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지난해 말 내놓은 매출목표치(1146억원)를 5%가량 웃돈 수치다. 모아텍은 올 상반기 563억원을 벌어들여 전년 동기 대비 40%의 성장세를 보였다. 생산량도 월 평균 1700만∼1800만개를 유지했다. 성수기인 지난 7월에는 생산량이 2000만개를 넘기도 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모아텍의 주력제품인 스테핑모터가 데스크톱PC에 이어 노트북PC 시장을 장악하면서 가능했다. 스테핑모터는 CD·DVD롬 같은 광저장장치의 정밀제어에 쓰인다.
김성호 모아텍 상무는 “스테핑모터 시장이 성숙한 것으로 봤으나, 노트북PC에서 대체수요가 일어났다”면서 “지난 5월부터 노트북PC용 제품 생산량이 데스크톱PC용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비중이 85%에 달하는 이 회사는 주 원자재인 구리값이 안정세를 찾아 원달러환율 상승이 반가울 따름이다.
소형 기어드 모터업체 에스피지(대표 이준호) 역시 매출목표를 771억원에서 5% 늘어난 81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301억원을 벌어들인 에스피지는 올 상반기 379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5% 이상 성장했다. 주력제품 다각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산업용, 가전기기용 표준 AC모터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는 냉장고용 얼음분쇄기 모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여기에 표준 AC모터도 매출의 19%를 담당했고, 에어컨·냉장고용 BLDC모터도 17%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 7월에는 원자재가 상승분을 인정받아 미주지역 냉장고용 얼음분쇄기 모터 수출가격을 4∼7% 인상,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이승로 에스피지 이사는 “성장을 위한 투자의 결실이 올해부터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성인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