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발전, 기술로 반대 넘으려 `시도`

최근 풍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환경파괴 등에 대한 우려로 각종 반대에 부딪히는 실정이다. 기술로 이런 반대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최근 활발하게 나와 주목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서 풍력발전 설비를 건설하려는 시도가 잇따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로 인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달 말 울산지역 24개 시민·환경단체는 지난달 말 신경남재생에너지가 영남 천황산 부근에 조성을 추진중인 대규모 풍력단지(16만8527㎡ 부지에 2300㎾급 발전기 22기 건설 계획)에 대한 발전사업허가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했다. 이달 초에는 남부지방 산림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제주도 3곳에서 추진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도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난산풍력발전단지는 1심에서 사업허가 취소 판결까지 받았다가 현재 인접 토지주 및 환경단체와 2심 소송이 진행중이다. 수산, 삼달풍력발전단지는 1심 소송이 진행중이다.

이들 사업에 대한 주요 반대 이유는 대형 풍력발전기 설치로 조경을 해치고 동식물의 생육을 방해한다는 것. 블레이드 총 폭이 25∼30m인 대형 발전기 수십기가 들어오는 것 자체가 조경과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더 우려하는 건 소음, 발열, 새의 블레이드 충돌 등으로 인한 생태계 영향이다. 이런 문제는 해외도 마찬가지. 해외 생물학 전문 논문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지난달 말 풍력발전기 부근을 지나는 박쥐가 블레이드 끝의 압력저하로 혈관이 급팽창, 사망함으로써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런 가운데 이런 반대 요인을 차단할 수 있는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등장했다. 홍익대학교 최홍규 교수(전기설비연구센터소장)는 최근 지식경제부에 자신이 개발한 ‘현수형 풍력발전시스템’의 개발 및 실증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16일 밝혔다. 양쪽의 지지대를 잇는 선로에 여러 개의 소형 블레이드를 매달아(현수형) 발전하는 방식이다. 블레이드 회전은 유압장치가 발전기로 전달해 전기를 만든다. 지난해 말 특허를 획득했다.

‘현수형’이기 때문에 지형적 장애를 극복하고 좁은 공간에 폭이 6∼8m 가량인 소형 블레이드를 여러 개 설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풍력발전에 적합한 바람이 부는 곳이 산간 지역 위주로 분포돼 보통 너비 25∼30m 크기의 블레이드가 장착되는 대형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하기가 어렵다. 최 교수의 시스템은 두 지지대 간 높이가 달라도 설치하기가 어렵지 않다. 블레이드가 작아 바람이 적어도 발전할 수 있고 회전력도 유압장치로 전달하기 때문에 같은 용량이라면 소음도 기존보다 적다. 김홍규 교수는 “좁은 공간에 많은 블레이드를 설치할 수 있어 한꺼번에 넓은 공간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 발전기보다 환경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파괴를 일으키지 않는 장소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시도도 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100m 첨탑 포함 높이 640m 초고층 빌딩을 세우려는 랜드마크컨소시엄은 최상층부 건물 안쪽을 뚫어 풍력발전기를 설치, 건물 상하부 기압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