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미래경영]IT서비스·SW-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창간특집-미래경영]IT서비스·SW-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우리나라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SW) 산업은 역사에 비해 외형이 작다는 지적이 자주 나온다. 덩치가 작다 보니 ‘투자와 개발→수익→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국내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세계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가트너 평가 기준으로 2007년 7087억달러 규모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708조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국내 시장 규모는 17조원가량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2.4%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 IT강국으로 평가되지만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하위권에 머문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과 SW 기업은 한국이 IT인프라 환경이 가장 앞선 점을 활용, 컨버전스 신시장 개척과 해외시장 진출로 미래 전략을 짜고 있다.

 ◇융합산업 선점이 지상과제=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은 미래 경영의 화두를 ‘융합 산업’에서 찾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IT서비스 수요는 한 자릿수 성장이라는 정체기를 맞고 있다. IBM이나 액센츄어 등 해외 IT서비스 시장의 거인들은 텃밭을 쉽게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융합 산업 시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u시티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은 동탄이나 파주, 판교 등에서의 u시티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동 및 아시아 국가에 u시티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SK C&C와 SK텔레콤, SK건설 컨소시엄이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BDA)에 u시티 개념의 도시 개발을 진행하기로 베이징시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포스데이타도 중국 지린성 옌지시와 u시티 구축 사업에 대한 MOU를 교환했다. 삼성SDS와 LG CNS는 u시티 통합 운영 솔루션인 ‘유비센터’와 ‘UMC’ 개발을 완료했다.

 u시티 사업은 △고속도로 요금징수시스템 △철도교통 관련 시스템 △IBS 및 영상시스템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시장까지 만든다.

 u시티뿐 아니라 u헬스케어나 u교육 역시 IT서비스 시장에서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융합 산업이다. 특히 선진국의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u헬스케어는 IT서비스 업체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 전략으로 IT 융합 산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잇따르고 있다. LG CNS는 지난 7월 IT 융합 산업을 전담하는 ‘u엔지니어링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김도현 부사장이 이를 전담하도록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SK C&C는 올 초 u시티 등 IT 융합 분야 사업 발굴을 전담할 신규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특히 기존의 u시티 담당을 ‘u시티 추진 사업본부’로 확대 개편, 신규 사업 부문에 배속시켰다.

 삼성SDS는 이미 지난해 신설한 u시티사업팀, u시티추진단 등을 주축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신흥 시장에서 금맥 캔다=IT서비스 업체들은 새로운 분야뿐 아니라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SDS는 이미 국내에서 검증된 전자정부 구축 역량과 경쟁력 있는 SOC 솔루션을 갖고 중국, 인도, 중동 및 동남아 등 신흥국가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물로 올해 인도 델리, 중국 광저우 광불선, 중국 우한 1호선 등 AFC 사업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인도 델리 AFC 사업에서 탈레스 등 세계 유수의 쟁쟁한 업체를 물리치는 개가를 올렸다. 더불어 UAE 두바이 월드센트럴 국제공항의 운항정보안내 시스템 수주를 발판 삼아 두바이 데이터센터나 베트남 전자조달 사업 수주도 자신하고 있다.

 LG CNS는 해외 법인과는 별도로 지난 2004년, 인도 벵갈루루 지역의 개발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2005년 중국 베이징에도 개발센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소싱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개발센터와 국내개발센터를 아우르는 인력 및 작업량 관리를 통해 인력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신재철 LG CNS 사장은 “미주, 유럽,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등 해외법인 7곳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 C&C는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 아랍과 미국을 잇는 ‘IT서비스 수출 비단길’ 전략을 내걸었다. SK C&C는 올해 글로벌 사업에서 총 939억원 규모의 수주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491%나 높은 경이적 수치다. 특히 이러한 성과는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 아랍, 미국 등 다양한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크다.

 SK C&C는 국내에서 축적한 전자정부, 금융, 통신 및 에너지 분야의 대표 시스템 노하우를 살려 IT서비스 수출 비단길을 개척해나갈 방침이다.

 중견 IT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화된 기술력과 솔루션을 활용해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이다. 중견 IT서비스사들은 주로 동남아권이나 신흥시장을 해외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시장에서는 기술적으로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으면서도 글로벌 선진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미 축적된 최적의 구축 모델을 토대로 단기간에 더욱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해주면서 기술을 전수해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국내 SW 1위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는 미국과 일본 등 기존 3개 해외법인 외에도 브라질과 러시아, 영국, 싱가포르 등에 해외법인을 설립했거나 준비 중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전체 매출 목표 1600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해외에서, 오는 2010년 전체 매출 1조원 가운데 절반을 해외에서 거두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콘텐츠 관리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 고객이 국내 고객 수보다 많은 보기 드문 SW 업체다. 작년에는 SW 수출 로열티로만 1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기존 4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7개국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12개국까지 수출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생산관리시스템(MES) 전문기업인 미라콤아이앤씨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200억원, 40억원으로 잡고 이 가운데 50% 이상의 매출을 해외에서 달성해 글로벌 SW기업 원년으로 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말 유럽 최대 반도체 웨이퍼기업과 280만달러 규모의 SW 라이선스 계약을 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임베디드 그래픽 SW 전문기업 네오엠텔은 국내에서 드물게 퀄컴에서 로열티를 받는 기업이다. 네오엠텔의 SW는 15개 글로벌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국내외 50여개의 글로벌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다.

 이 밖에 투비소프트와 코리아와이즈넛 등이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다. 투비소프트는 일본 진출과 함께 일본 내 상장까지 추진 중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홍기리눅스(중국), 미러클리눅스(일본) 등과 아시아눅스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