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기술’은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국민의 삶에도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아시아 등의 저개발국가는 전력·전기 등의 기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자금도, 기술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기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의 아이들은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TV·인터넷 등 문명의 혜택과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지역에 태양광 발전은 안정적 전기 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화력 발전과 같은 막대한 투자가 없어도 전기 공급 시설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비정부기구(NGO)와 학자들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대만 최대의 태양광 업체인 썬텍의 사이먼 추 사장은 미국에서의 연구원 생활을 청산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우연히 중국 중서부 지역의 열악한 전력 상황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전기가 부족해 밤에 책을 읽을 수 없던 그 아이들이 책을 읽고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세계에 태양광 발전을 보급하는 운동을 벌이는 영국 셰필드할렘대학의 I M 다마다사 교수는 “아직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 비용은 화력 발전보다 비싸지만 저개발국 주민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폴리실리콘 사용량을 줄여 값을 낮춘 박막 태양전지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 연구자인 다마다사 교수는 제3세계 국가들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젊은 태양광 전공 학자를 양성하는 ‘SAREP(South Asia Renewable Programme)’의 책임자다. 고국인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니콜 쿠에퍼는 최근 잉크젯 기술을 이용한 태양전지 생산 기술을 개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수여하는 과학자 상을 받았다. 간단한 잉크젯 공정과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재료를 사용한 이 기술로 태양전지 생산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쿠에퍼는 이 기술을 거쳐 저개발국 국민이 태양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기 기대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