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기술이 미래다] 부품소재- 바이오센서 시대 `성큼`

 대표적 성인병 중 하나인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치명적 질병이다. 다행히 주기적인 혈당체크로 합병증만 예방하면 의외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바이오 센서’를 활용한 소형 혈당측정기가 잇따라 등장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하루에도 몇 번씩 혈당량을 잴 수 있다. 굳이 많은 피를 뽑지 않고 극소량의 혈액만으로도 모든 검사를 끝낼 수 있다. 만약 바이오 센서가 없었더라면 당뇨 환자들은 혈액검사를 위해 하루 종일 병원을 오락가락하면서 많은 양의 피를 뽑아야 했을 것이다.

 바이오 센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 왔다. 특히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의료용 바이오 센서는 현대 의학의 전 영역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바이오 센서가 뭔지 모른다면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일 정도다. 바이오 센서의 활용 영역이 제약 연구·식품·환경 등 ‘웰빙’ 분야는 물론 군사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곧 만날 미래형 기술인 셈이다.

 전자부품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센서 시장은 2002년 65.7억달러에서 연평균 11.6%로 성장해 2004년에는 무려 82억달러까지 팽창했다. 영역도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의료용 제품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군사용 바이오 센서가 연평균 77.4%라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식품용 제품도 매년 12.7%씩 시장이 확대됐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노력도 발빠르게 진행됐다.

 미국 코닝은 지난 2006년 촉매 변환장치의 핵심 부품인 승용차용 첨단세라믹 담체 생산 시설 확장을 위한 1500만 달러 규모의 자본투자를 승인했다. 첨단 세라믹 담체는 매연방출을 줄여주는 고성능 제품이다. 각국의 매연규제가 엄격해짐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바이오 센서의 개척 영역이다. 코닝의 첨단세라믹 담체 생산 공장은 지난 2007년 완공됐다. 이미 관련 제품을 활발히 생산한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인포비아(대표 배병우)는 혈당측정 바이오 센서를 비롯, 현재 다양한 혈액진단 바이오 센서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혈당측정 스트립센서 및 혈당측정 스트립센서를 이용한 혈당측정 방식’에 대한 미국 특허도 취득했다.

 올메디쿠스(대표 강승주)도 일회용 혈당측정 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나노엔텍(대표 장준근)은 3∼4년 내 극소량의 혈액으로 암진단까지 가능한 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계 바이오 센서 시장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5억불 규모로 이 중 70% 이상을 독일 카아젠사, 미국 프로메가사가 차지한다. 국제 표준화를 선점한 이들은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누린다. 우리 기업 및 정부도 원천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세계 표준화 선점 동향에도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