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펀드 판매전략 `양분`

 국민은행 거액자산가전용 PB센터에서 고객이 상담하고 있다
국민은행 거액자산가전용 PB센터에서 고객이 상담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10대 펀드상품 판매사

 ‘공격적 판매 막는다.’ vs ‘고객 결정에 맡긴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펀드 열풍에 휩쓸려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막대한 손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펀드 판매사인 은행들의 대처가 양분되고 있다.

 17일 관련 시중은행에 따르면 우리·하나은행은 영업점에서 무리한 펀드상품 권유가 이뤄지지 않도록 적극 단속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민·신한은행은 고객이 충분히 상품 선별 능력이 있는 만큼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예·적금보다 펀드 판매만을 권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은행 관계자는 “펀드 경우 수수료 부분이 있어 실적 측면에서 가산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들어 영업점에서의 펀드 판매 촉진을 중단하는 등 주가의 추가적 하락에 따른 고객 손실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신균화 PB사업단 과장은 “그동안 외형을 늘리는 프로모션을 해왔는데 하반기에는 접었다”면서 “고객이 한번에 거금을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영업점 평가항목으로 반영도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이달부터 영업점 펀드 판매 창구에 대해 ‘펀드 모니터링제도’를 도입하는 등 실적을 위한 무리한 판매 방지를 위한 단속에 나섰다. 외부 용역업체 인력이 고객을 가장해 은행을 찾아 펀드가입 상담을 받는 것으로 영업점 직원이 손실 가능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모니터링 결과는 영업점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펀드 판매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천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해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국내 1·2위 펀드 판매사인 국민·신한은행은 아직까지 은행 차원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펀드판매 교육이 이뤄진 만큼 조치가 불필요하며, 주가 변동성은 예상할 수 없어 고객의 상품 선택권을 막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영업점에서 예·적금상품보다 펀드 상품에 가입하라고 강요한 것은 없었다”며 “고객들은 충분히 펀드 가입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별도의 대처를 취하지 않는 데 따른 입장을 나타냈다.

 신한은행 측에서도 최근 주가 급락과 관련 은행 차원에서 “특별히 지시가 떨어진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펀드상품 가입은 시중은행을 통해 상당분이 이뤄지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국민은행이 36조3030억원으로 금융사 가운데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27조5890억원으로 2위, 하나·우리은행이 각각 16조원대로 6·7위를 나타내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