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 30.5도의 한여름 같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 가전이 때늦은 특수를 맞고 있다.
전자전문점과 백화점, 할인점의 에어컨, 선풍기 판매가 지난해 9월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선풍기는 추석 이후까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평균 다섯 배 이상의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매장은 재고까지 모두 동나는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전문점인 하이마트는 수량 기준으로 9월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대비 75%, 선풍기는 190% 이상 늘었다.
하이마트 대치점 강석원 판매실장은 “때늦은 더위로 인해 추석연휴 전후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제품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에어컨보다 가격이 저렴한 선풍기는 매장 전시제품까지 팔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자랜드는 이달 들어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이상 성장했다. 선풍기는 45% 이상 늘어나면서 창고에 있는 재고까지 모두 팔아치웠다. 특히 최근 들어 비가 거의 오지 않았고 일사량이 많아 낮동안 데워진 지표가 밤에 채 식기 전에 다시 높아지면서 선풍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용 전자랜드 마케팅 부장은 “늦더위가 계속되더라도 추석 무렵이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보통인데 올 추석에는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며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15일은 여름 가전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서의 9월 여름 가전 매출도 상승세다.
신세계 백화점은 이달 들어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가량 늘었고 선풍기는 다섯 배 이상인 532% 신장했다. 9월은 여름 가전의 비수기지만 늦더위로 인해 반짝 수요가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또 이 같은 늦더위가 이번 주말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여름 가전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이달 16일까지 판매한 선풍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4%의 신장률을 보였다. 에어컨은 4.5% 신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선풍기는 53%가량 신장했고 에어컨은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영일 홈플러스 홍보팀장은 “9월은 여름 초입이 아니라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로 인해 단가가 비싼 에어컨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풍기로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