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쇼크가 아시아 신흥시장에 제2의 IMF 금융위기를 몰고올 수도 있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신흥 시장의 주가는 하루동안 4∼6%가량 급락하며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이처럼 미국발 금융 불안으로 아시아 신흥 시장이 주식, 채권 환율 등이 큰폭으로 변동하면서 미국보다 더 변동성이 높아지는 위기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발 충격으로 내수시장이 미약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리먼 및 메릴린치 관련된 상품 투자 손실, 금융불안으로 인한 실물경기 부진, 외국인 자금이탈 등이 점쳐질 수 있다며 위험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우 외채가 많거나 외환보유 규모가 작을 경우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환율이 불안정해지고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IMF 구제 금융 시기처럼 위기가 이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 통화긴축 완화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우호적 요인도 있지만 국제 신용경색, 주요 선진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이 지역의 금융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지인 삼성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보유고가 2432억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신용리스크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적어 국가 부도의 위험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또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지난해 이후 외국인이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던 만큼 이탈 규모도 커질 수 있어 증시의 변동성과 함께 환율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윤항진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한 국가의 외환 문제는 지역의 주변 국가로 전이되는 경향이 높다”며 “당분간 국내 투자자도 위험을 관리하는 자산배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