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IBM은 글로벌 IT 전문가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IBM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약 8억달러를 직원 교육비로 투자하고 있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연간 강의예산보다 많은 수준이다. 전체 직원 교육시간을 합하면 연 1700만시간(직원 1인당 약 60여시간)으로 현업 배치 이후에도 각 부서 업무에 맞는 구체적인 교육이 국내 및 해외 본사 등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IBM의 인재양성 교육은 채용과 신입 직원 단계부터 시작된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리더로 성장해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이끌어 나갈 인재를 적성검사, 토론 등을 거쳐 채용한다. 선발된 신입직원은 부서 배치 없이 최소 6개월간 기본 교육을 받고 업무 분야에 따라 크게 영업, 서비스, 지원·행정직으로 분류해 차별화된 교육을 진행한다. 리더십과 IBM인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교육이 기본이며 토론, 워크숍 등 참여형 교육 방식으로 진행된다.
IBM 인재양성 제도 중 눈여겨볼 것은 IBM ICP다. 이 제도는 미국 본사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IBM이 지난 1988년부터 20년간 실시해온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전문기술을 더욱 더 신속하고 깊이 있게 습득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일정수준 이상의 능력과 자격을 가진 직원을 심사하고, 이들이 합격하면 ICP라는 호칭을 주면서 전문가 커리어로 양성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IBM 내 280여명이 ICP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 직원들 모두 회사의 영업·서비스 분야 최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특히 후배직원들에게 동기유발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ICP제도의 핵심은 전 직원이 한 분야에서 처우나 보상도 관리자와 동일하게 보장 받고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이른바 ‘명장’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제도를 통해 회사는 고도의 기술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 기술력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직원들은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계속 발전시키며 성장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모토로라
모토로라는 73개국에 약 320개의 생산시설을 두고 총 6만8000명의 종업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인재 양성을 위한 기본 원칙도 개방성과 다양성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66억달러로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100대 기업에 속했다. 모토로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과 개방성을 모토로 ‘다양한 글로벌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네 꿈을 펼쳐라(Unleash your Moto)’라는 기본 정신이 말해주듯 모토로라의 인사는 능동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사내에 공존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사고방식도 글로벌화에 맞춰 열려 있다. 이 회사는 다양한 국가에서 선발된 적극적인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모토로라의 인사 정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5개의 다양성 비즈니스 위원회다. 인종·성·가치관·종교 등의 벽을 허물어 다양한 인재를 활용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내에 공석이 발생하면 사내 충원제도로 우선 회사 내에서 적격자를 찾는다. 글로벌 채용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세계 어느 곳에서든 공석에 대한 지원 기회가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제공되며, 절차에 따라 충원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직원들이 원하면 해외지사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재교육을 통한 성과도 모토로라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직원 개개인의 발전이 기업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모토로라 직원은 매해 첫 분기에 상사와 의논해 사업 목표와 경력 개발 목표를 세우고 분기별로 대화를 함으로써 업무 발전과 본인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프로젝트나 직무 순환 프로그램, 코칭이나 멘토링을 통한 자기 계발 피드백, 내외부 기관을 통해 제공되는 온오프라인 강의 등으로 직원 계발을 장려하며 직원들이 사내에서 개인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3M
쓰리엠(3M)은 드러나지 않은 고객의 요구를 찾아, 이를 새로운 산업 모델을 만들어온 혁신적인 회사다.
지난 1902년 사포공장으로 시작해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연마제, 스카치테이프, 반사효과 신호기, 기름흡수 부착포, 인공호흡 마스크, 포스트 잇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혁신제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3M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을 좋아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고 경영자인 윌리엄 맥나이트가 ‘위대한 성장’이란 구호 아래 직원의 가치를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3M은 사업 초기부터 개인의 창의성이 최대한 발현되도록 인력관리 원칙을 세웠다.
3M의 인력관리 원칙은 신규 인력 선발부터 시작된다. 30여개의 독립적인 채용팀을 운영해 다양한 인재를 ‘흡수’한다. 특히 신속 채용팀은 박사급 인재를 신속히 채용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학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해 캠퍼스 리크루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인적자원센터는 유능한 직원을 발굴, 양성하는 데 무게를 두고 운영한다.
유럽 3M은 제조라인 부서와 스태프 부서의 순환근무가 이뤄지고 있다. 제조라인은 스태프를, 스태프는 제조라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인재양성 시스템은 지역별 상호협력 체계를 유지하면서 자회사에서 개발한 혁신 제품을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여줬다. 이는 일본 스미토모 3M의 디녹필름 개발 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3M의 인사원칙은 국내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3M도 이러한 인사 관리 원칙 하에 ‘사람을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직원들은 입사한 이후부터 단계별로 담당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 리더십 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다.
한국3M은 여성인력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채용 증대뿐 아니라, 여직원회 활동 지원과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 운용, 직장생활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여성에 특화된 리더십 특강을 지원하는 등 여성인력들의 원활한 직장생활과 자아실현, 리더십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
시스코시스템스는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양성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를 경제성장, 협업, 사람들 간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인프라로 판단, 네트워크 전문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시스코코리아는 본사전략에 따라 네트워크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지난 1997년 7월 도입해 10년 이상 운용해왔다. 현재는 전국의 96개 대학과 44개 대학의 온라인 학과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운용 중일 정도다.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네트워크를 설계, 구축하고 유지하는 법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법이나 관리법을 실습을 통해 훈련시킴으로써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는 전 세계적으로 166개국에 76만여명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졸업생은 4230여명에 이른다.
시스코는 전문 네트워킹 기술 인력 양성을 독려하는 뜻에서 지난 2006년 1월부터 산·학·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스코 네트워킹 경진대회’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로써 우수 인력을 발굴과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미래를 책임질 젊은 학생들이 네트워킹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스코의 네트워크 인재 양성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글로벌 네트워킹 전문가 양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2007년에는 ‘시스코 ASE(Associate Systems Engineer)’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갔다. 시스코코리아는 프로그램 시행 첫해에는 3명의 인재를 선발, 1년간 미국 본사에서 세계 각국의 유수 대학 출신 인재들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네트워킹 기술과 컨설팅 교육을 유급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는 5명으로 수혜 대상자를 확대했으며 해마다 선발 인원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