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학생들의 성적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성균관대 아동학과 현은자 교수가 지난달 국제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교사보조로봇이 유치원생의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학계는 인간교사를 대신하는 보조로봇이 어린이들에게 일시적 흥미거리에 불과하며 학습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왔다.
성균관대 연구팀은 교사로봇의 학습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유치원 두 곳의 만 4세 어린이 34명을 선별해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눴다. 두 유치원생 그룹은 각각 교사보조로봇과 PC기반의 멀티미디어 교육을 주 1회, 한달간 실시했다. 학습콘텐츠는 주로 동화책을 이용한 한글 읽기 교육이었다. 실험이 끝난 후 연구팀은 유치원생들에게 새로운 동화책을 읽고 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성적을 채점한 결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로봇교육을 경험한 집단은 PC교육을 받은 아이들보다 이야기를 구성하거나 이해하는 능력, 단어인식이 훨씬 향상됐다. 다만 어휘력의 경우 두 집단이 비슷한 비율로 좋아졌다. 교사로봇이 어린이 교육과정에서 학습효과를 인정받은 세계 첫 사례였다. 연구팀은 로봇교육이 PC기반 멀티미디어 교재보다 성적이 나은 이유를 인간에 가까운 대화능력 때문으로 분석한다. 교사로봇은 동화책을 읽기 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인사하면서 친근감을 쌓는다. 학습 도중에 불쑥 줄거리를 묻거나 아이들을 칭찬하는 등 애드리브를 구사했다. 결국 어린이들은 PC기반의 그림책을 볼 때는 수동적 태도를 취했다. 반면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봇 앞에서는 학습집중도가 더 높아졌다.
현은자 성균관대 교수는 “로봇과 PC는 동일한 동화책을 읽어줬지만 어린이들은 로봇쪽에 더 진지한 반응을 보였다. 교육도구로서 로봇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입증한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보조로봇은 한국기업들이 유일하게 개발해서 일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상대로 보급을 추진 중이다. 해외서는 지능형 로봇의 교육적 효과와 기능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