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장비업체들이 미국·일본회사들과 힘을 모아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확대한다.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에 국적을 따지기보다는 ‘윈윈’할 수 있는 상대를 찾아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고른 상대들은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실력을 갖춰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스, 엔씨비네트웍스, 비아이이엠티가 기술 제휴 및 생산, 제조 등에서 잇따라 해외업체들과 손을 잡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인 테스(대표 주숭일)는 이날 미국의 반도체·광학 장비회사인 인터벡과 반도체 장비 관련 전략적 제휴협력 계약을 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식각 및 화학물리증착(CVD·PVD) 장비 공동개발, 국내생산, 공동마케팅, 지식재산권 공유 등의 내용을 담았다. 양사는 장비 개발에 따른 비용·시간을 대폭 줄이고 장비 다변화에 따른 위험요소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스는 인터벡과의 제휴로 식각 장비 시장에도 본격 진입한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대만 등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숭일 테스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테스의 사업영역이 CVD에서 반도체 전공정 핵심장비 중 하나인 식각 장비로 확장됐다”면서 “제품 다변화로 지금보다 큰 성장의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케빈 페어반 인터백 CEO도 “테스가 CVD 분야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어 기술력이 뛰어나 서로 윈윈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CD 장비업체인 엔씨비네트웍스(대표 허대영)는 지난 5월 일본 시라이테크와 LCD 연마 장비 관련 전략적 기술 제휴, 위탁생산 및 기술판매 계약을 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품질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비 제품은 같은 연마 장비면서 정밀도가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시라이 제품은 속도가 빨라 양사 간의 기술이 합쳐지면 고성능 연마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시라이테크는 LCD 기판 절단가공 기술도 엔씨비에 제공하기로 했다.
반도체장비회사인 바아이이엠티(대표 이강열)는 일본 반텍과 지난 2월 반도체 전공정 웨이퍼 이송용기(FOSB) 제조·사용·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회사 측은 조만간 본 계약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부품 국산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비아이이엠티는 반도체 후공정에서 웨이퍼에서 자른 칩을 이송하는 트레이사업을 해왔다. 기술 제휴로 전·후공정용 부품으로 사업군을 확대하게 됐다. 전공정은 청정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 분야에 25년의 업력을 가진 반텍에서 기술을 전수받을 예정이다.
설성인·안석현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