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이 올해로 창간 26주년을 맞았다. 전자신문이 창간되던 1982년의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9599달러. 상징적 의미를 지닌 1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시기였다. 이 해는 일본 JVC로부터 VHS방식의 VCR 제조기술을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내수용 VCR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전체 제조업 투자금액 1조6205억원 가운데 전자산업 투자 비중은 12%인 19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두자리수를 넘어서면서 전자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나던 때다.
이후 오늘날까지 우리나라는 전자산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이 기간 전자신문의 태동 및 성장과 때를 같이 해 미래를 대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동전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것은 1984년이었다. 당시는 차량용 이동전화 서비스에 국한돼 있었고 일반 휴대형 이동전화 서비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휴대폰은 소수의 부유층 또는 특권층이나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돼 1988년말까지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불과 2만여명에 불과했다. 1990년까지도 가입자수는 8만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97년말엔 CDMA 가입자가 560만여명, PCS 가입자가 113만여명으로 급증했고, 1998년엔 한해동안만 휴대폰 가입자 수가 700만명이 폭증하는 가공할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2007년 말엔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4349만8000명에 달해 통계청 추계인구대비 89.7%의 보급률을 기록 중이다.
학교, 기업, 연구소 등에 대해 회원제로 제공되던 인터넷서비스가 일반인 대상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건 1994년 3월부터다. 1997년엔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1999년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 수는 1998년에 비해 3.5배나 증가한 1086만명에 이르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후 이용자 수는 매년 평균 300만명 가량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으론 3482만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10년 사이의 기간동안 인터넷 인구는 35배로 늘어난 셈이다.
2012년 본격적인 디지털TV 방송을 앞둔 지난해 말 우리나라 디지털TV 보급률은 28.2%로 조사됐다. 디지털TV 보유 가구수는 약 509만가구. 이는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가 디지털TV를 보유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디지털TV라 하면 LCD·PDP·프로젝션·디지털CRT를 모두 합친 것으로, 특히 올해는 베이징올림픽 특수가 작용했던 시기라 보급률은 30%대를 훌쩍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디지털TV 역시 2002년 108만가구(보급률 6.1%)로 집계된 후 2004년 228만대(12.9%), 2005년 314만대(17.8%), 2006년 442만대(24.4%) 등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 처럼 IT 각 분야에 대해 고르면서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오늘날 IT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IT 분야 국가경쟁력을 조사해 지수화하는 UN,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세계경제포럼(WEF), 국제경영개발원(IMD) 등의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각 국민들이 정보통신 이용기회를 어느 정도 가지는가를 살펴서 국가별 정보통신 이용격차를 측정하는 ITU의 디지털기회지수(DOI)에서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3년 연속 세계 1위로 평가됐다. 또 전체 UN 회원국들의 전자정부 수준을 측정한 UN의 전자정부준비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05년 전세계 191개국 중 5위로 평가됐다.
지난 26년간 전자신문과 함께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IT산업은 지금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사이의 발전상을 놓고 격세지감을 느꼈다면 앞으론 천지개벽으로 표현할만한 또 다른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에 한번 더 놀라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닌 한국 속의 세계를 절감할 수 있는 희망찬 미래를 우리 손으로 직접 창조해내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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