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인재양성]이공계 `트로이카`

[창간특집-인재양성]이공계 `트로이카`

◆서울대  서울대학교 공대의 발전 계획은 장기 플랜이다. 서울대학교는 공대 수준을 오는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강태진 www.beengineers.com)은 ‘국제공학교육원 설치’와 ‘미래 공학캠퍼스 재창조 사업’을 포함한 근본적인 변화에 착수했다.

이 두 사업은 ‘EnVision 2020(20위권 공대를 위한 공약)’의 핵심으로 교육의 국제화 효과를 극대화하고, 노후화한 캠퍼스를 미래지향적 시설로 재조성하는 시범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들로 구성돼 있다.

‘EnVision 2020’이란 2020년에 서울대 공대가 세계 20대 공과대학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 연구, 인프라의 각 영역을 세계 수준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다. 이는 교육시장 개방 환경에 대비하고 공학교육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불린다. 서울대학교는 공학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하는 학문 중 하나이므로 세계와 경쟁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더 이상 국제 경쟁에서 앞설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이 학교는 ‘국제공학교육원’과 같은 획기적인 개념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엔지니어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공학교육원은 교육, 연구, 행정 등이 독립 운영되고 모든 교육은 영어로 진행된다. 국제공학교육원이 설립되면 공대 재학생은 졸업 전 일정 학점 이상을 반드시 국제공학교육원에서 수강해야 하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함양뿐만 아니라, 국제적 생활규범의 습득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대는 명실상부한 공학교육의 국제화를 앞당기고 국제공학교육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20명 이상의 외국인 교수 유치, 영어 행정지원시스템의 구축 사업에 이미 착수했다. 서울대 공대 측은 “국제공학교육원을 통해 해외진출 산업체에 국제화된 고급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통합적 국제화 교육을 실시, 이 교육원을 아시아권 글로벌 공학교육의 거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공학교육원은 향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학생뿐만 아니라 상호학점인정을 통해 다른 대학교 재학생에게도 개방된다. 서울대 공대는 1만6000㎡ 수준의 공간을 국제공학교육원 용도로 확보할 예정이며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 추가적인 재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핵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 밖에 서울대는 세계 최고 공대 육성을 위해 교과 과정 개편과 연구 지원 시스템 개선에도 돌입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교과과정을 수립하며 △매년 외국인 교수 10명 이상 유치와 매년 5건 이상의 다국적 융합 연구를 추진하고 △매년 10건 이상의 국제 학술대회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6개 이상의 산·학협력 중점 연구 클러스터도 조성해 상위 2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는 주춧돌로 삼는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카이스트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대학을 위한 시작은 이제부터다.’

한국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 학교는 개교 이후 한국 과학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다른 국립대학에 비해 역사가 많이 뒤져 있지만 MIT 등과 같은 세계 정상급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 탓에 현재 이공계 연구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KAIST의 장점은 변화하는 지성이다. 매년 최우수 인재가 몰려들고 교수진도 화려한 KAIST 연구실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정상은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수립한 ‘KAIST 5개년 계획’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과거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열정. 그들의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는 2011년까지 세계 10대 대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워진 KAIST 5개년 계획의 골자는 크게 4가닥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제도 △세계 최고의 융합 연구체계 △자율과 책임의 경영 혁신 △국제적 수준의 개방과 협력이 그것이다. 현재 이 계획은 서남표 총장의 일선 지도하에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세계 최고의 교육 제도’ 수립은 톱10 대학 진입을 위해 KAIST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교육 제도 개선을 위해 KAIST는 현재 500명 수준인 교수진을 오는 2011년까지 700여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 하에 매년 교원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KAIST는 교수 1인당 대학원생 비중을 6 대 1 정도로 맞춰 경쟁력 있는 대학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KAIST는 외국인 교수도 80여명으로 늘려 국제화에 속도를 내면서 50세 미만 교직원을 대거 뽑아 세대 교체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융합 연구체계’는 과학 중심 대학의 근간이라는 생각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KAIST는 기초 및 기술혁신 연구를 장려하고 ‘고위험 고수익’ 연구 사업을 지원, 창조적 도전정신을 함양시키는 데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이 결과 지적 모험을 장려하는 새로운 KAIST 연구문화 창출에 힘쓸 생각이다.

자율과 책임의 경영혁신은 ‘모든 학문 영역에 걸친 경쟁력 확보’라는 대전제 아래 움직이고 있다. 과별 추천과 평가를 거쳐 책임학과장을 임명하고, 각 학과는 독자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 KAIST식 책임 경영의 큰 골자다. 이와 관련, 현재 대부분 인사권을 총장이 아닌 학과장이 행사하고 있으면 학교 측은 향후 이 비율을 지속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KAIST는 개방과 협력을 위해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이 학교는 학생 해외파견 및 교환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6년 교환학생 파견 및 유치실적이 파견 150명, 유치 48명이었다. 외국인 학생 유치에서 학교 측은 이 수치를 오는 2010년까지 200여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단지 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 ‘청라 국제과학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쓰고 국내 최고 대학 간 협력과 경쟁을 통한 R&D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포스텍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지난 1986년 개교한 포스텍은 모기업인 포스코의 아낌 없는 지원에 힘입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역사가 20여년밖에 되지 않지만 시간과 위상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대학이 포스텍이었다. 포스텍의 성장은 ‘소수정예’라는 원칙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학년 300명 정원의 소수정예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선진국 수준 이상의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등 포스텍은 국내 대학의 발전 모델로 평가받으며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으로 성장했다.

 포스텍은 지난 2006년 개교 20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스텍 비전 2020’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 계획하에 포스텍은 얼마 전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2단계 대학 발전을 위한 전략 실행계획안을 수립했다. 실행계획은 2020년까지의 중단기별 실행계획을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행 계획은 창의성, 진취성,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학문·산업적으로 영향이 큰 연구결과의 지속적 창출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텍은 현재 국제화, 학제 간 협력, 선택과 집중의 전략 아래 △소수정예의 맞춤형 교육 △임팩트가 큰 연구 △교수진의 세계 수준화 △글로벌 수월성 △경영 혁신의 5대 중점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소수 정예 맞춤형 교육’은 글로벌 상위 1%의 우수학생을 선발, 과학기술계 최상위 0.1% 수준의 창의력, 진취성,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과학기술계 핵심인재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학교는 창의력 배양에 중점을 둔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 소수정예 연구중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인성·경영마인드·글로벌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임팩트가 큰 연구는 사업화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있다. 이른바 ‘돈 되는 개발’을 위해 포스텍은 연구성과의 사업화에 주력하며, 학제 개편 및 중점분야 육성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경쟁력을 확보해 국제 수준의 학제간 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가고 있다.

특히, 우수 교원 확보는 인재 선발과 함께 포스텍이 미래를 위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우수 교수 유치와 수월성 제고를 통해 세계 20위권 대학 수준의 교수진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운 포스텍은 국내외 우수석학 초빙 등 대학 중점분야와 연계한 전략적 채용을 확대하고, 채용·재임용·승진·정년보장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이 학교는 적절한 성과 보상체계를 구축해 교수 수준을 세계 명문대 이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제화도 명문 공대를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을 목표로 포스텍은 연구교육 분야 국내외 권위자로 구성된 대학자문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영어강의 및 외국인 교수 비율 확대와 국제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 경영혁신도 20위권 공대를 위해 게을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포스텍은 조직역량 강화와 선진 명문대 수준의 발전재원 확충을 통해 완벽한 대학운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현재 발전전략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외부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발전을 위한 세부 계획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