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지방이 경쟁력이다] 지식클러스터 대구- 콘텐츠 기업

◆라온엔터테인먼트

 ‘원소스 멀티유스가 중요하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입주기업 라온엔터테인먼트(대표 박재숙)는 온라인 달리기 게임 테일즈런너를 기반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라온이 지난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테일즈런너는 동화를 배경으로 캐릭터들이 등장해 달리기 경주를 벌이는 게임이다. 인간동력에 의한 친환경 이동 수단인 달리기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에서는 출시 당시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환상적인 동화 속을 배경으로 귀여운 캐릭터들이 장애물을 피해 달리는 게임방식은 모험적인 캐주얼 게임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분석이다.

 라이프사이클이 비교적 짧은 캐주얼 게임에도 불구하고 테일즈런너는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회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게임전문가들은 게임 아이디어 참신성 및 독창성과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성공한 게임으로 계속 달릴 수 있게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테일즈런너는 지난 2006년 홍콩 서비스를 시작으로 태국과 중국, 미국 등 해외 5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 3월 테일즈런너 퍼블리셔인 나우콤과 미국 서비스 계약을 맺은 갈라넷은 나스닥에 상장된 IT기업으로 지난 2004년 미국지사를 설립해 온라인 게임 배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테일즈런너 서비스 성공은 곧바로 사업확장으로 이어졌다. 라온은 지난 6월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테런몰(www.terunmall.com)’을 오픈했다. 에코(ECO·친환경) 개념을 도입한 테런몰은 친환경 신소재인 듀플렉스를 소재로 한 신발류와 의류 및 패션용품, 우산, 액세서리 등에 게임 캐릭터를 접목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픈 당시 친환경 IT산업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맑고푸른대구21추진협의회와 MOU를 교환하고 수익의 일부를 환경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해는 게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캐릭터 패션쇼와 뮤지컬이 제작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테일즈런너의 학습만화 수학킹왕짱도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재숙 사장은 “높은 완성도와 신뢰도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와 더불어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OG

 온라인게임 제작사에서 출발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쥔 곳이 있다.

 KOG(대표 이종원)는 6년 이상 온라인게임 개발 및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KOG가 개발한 최고 게임은 액션대전게임 ‘그랜드체이스’와 횡스크롤 캐주얼 던전 액션 게임 ‘엘소드’. 지난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그랜드체이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브라질,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 7개국에 수출돼 게임 마니아로부터 인기몰이를 거듭하고 있다. 브라질 내에서 게임 순위 1위, 홍콩에서는 4위, 미국에서는 10위권 내에 드는 국제용 게임이다.

 지난 2006년 브라질 첫 서비스 이후 RPG 요소를 대폭 보강한 지난 6월에 동시접속자 수 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출시한 횡스크롤 게임 엘소드 역시 같은 스타일 게임 중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간편한 조작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플레이를 자랑하는 엘소드는 현재 해당 퍼블리셔에 수익을 안겨주는 효자 게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OSMU(원소스 멀티유스)도 줄을 잇고 있다. KOG는 지난 2004년 그랜드체이스의 만화책을 출간, 현재 17권까지 찍어냈으며 그동안 60만권(60억원)이 팔려 나갔다.

 지난해에는 그랜드체이스의 캐릭터를 활용한 뮤지컬 ‘카나반의 전설’이 공연되기도 했다. ‘카나반의 전설’은 게임 속 등장인물인 엘리시스, 아르메, 리르의 모험과 사랑, 우정을 다루는 뮤지컬로 대구 첫 공연에서 관람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4월에는 서울에 상륙해 인기를 이어갔다.

 그랜드체이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 뮤지컬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이 더 이상 아이들의 공부시간을 뺏는 놀이가 아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엘소드는 지난 3월 코믹북을 제작해 이용자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종원 사장은 “성공한 게임캐릭터는 모든 사업영역에서 재창조돼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게임캐릭터는 게임뿐만 아니라 만화, 뮤지컬, 패션쇼, 문구 외에 새로운 영역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엔소프트

 류엔소프트(대표 류지수)는 2000년 창업 후 8년간 게임에만 몰두한 전문업체다.

 지난 2001년 세계 최초로 불교 게임 ‘니르바나’를 출시한 데 이어 ‘캐치워드’ ‘와우빙고’ 등 다양한 보드게임을 공급해 왔다. 지난 2003년에는 ‘푸쉬베어’를 개발, 써니YNK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푸쉬베어는 지난 2005년 일본, 대만 등에 진출해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이 업체가 온라인게임 기업으로 본격 자리 매김할 수 있게 한 것은 롤플레잉게임(RPG)인 ‘원더킹’이다. 이 게임은 지난 2006년 CJ재팬과 일본 서비스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10월 처음 국내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원더킹 회원 수는 60만명에 동시접속자 수는 3000여명. 지난해 말에는 홍콩 및 대만 지역 판권 수출 계약을 맺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원더킹의 특징은 동화풍의 2D RPG로 귀여운 캐릭터와 간편한 조작. 이 특징이 초·중·고등학생들을 사로잡은 이유다. SBSi가 퍼블리싱하는 2D 횡스크롤 MMORPG 게임으로 지난 1월 ‘이동수단’을 공개한 데 이어 신규 서버를 오픈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원더킹은 지난 4월 세계지식재산권의 날에 열린 게임캐릭터 패션쇼에서 다양한 캐릭터 의상과 동영상 등을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 게임은 현재 초등생에서 고교생까지 다양한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 때에는 원더킹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그래픽이 원더킹의 인기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원더킹은 인기 록그룹 체리필터가 주제곡 ‘오렌지 로드와 게임’을 부르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원더킹은 코믹북으로도 출간됐다. SBSi는 지난 5월 원더킹 초보검사 ‘막스’와 귀여운 마법사 ‘시엘’의 환상적인 모험담을 담은 코믹북을 만들었다. 혼란에 빠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막스가 온갖 고난을 헤치고 원더킹이 되는 과정을 그린 책으로, 현재 서점이나 마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류지수 사장은 “올해 말 이용자를 위한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캐릭터를 활용한 OSMU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피니티

 SW전문기업인 선피니티(대표 권영건 www.sunfinity.com)는 모바일 콘텐츠와 컨버전스 플랫폼 분야 선두기업이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이 업체는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서 LG전자 휴대폰에 임베디드 모바일 게임을 공급했으며, 터치스크린 기반의 게임 콘텐츠 개발 등 다수의 3D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왔다. 윈도CE와 팜, 블랙베리, 심비안,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 콘텐츠도 개발했으며, 해외시장을 위한 20개 이상의 언어 변환SW도 개발했다.

 컨버전스 플랫폼 분야에서는 모바일 콘텐츠를 별도의 컨버팅 없이 휴대폰과 내비게이션에서 구동시켜주는 플랫폼인 ‘유비스테이션’을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유비스테이션은 콘텐츠를 이용자가 손쉽게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게임과 유틸리티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유비스테이션은 지난 CES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인 필립스와 베리사인이 자사 제품에 탑재를 희망할 정도로 호평을 얻는 등 해외 전시회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기기 분야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현재 현대유비스 등 10여곳에서 이용 중이며, 50만대가량의 내비게이션에 탑재돼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약 10만대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비스테이션을 기반으로 개발된 2D 및 3D 게임 콘텐츠 및 다양한 유틸리티도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유비스테이션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PMP와 전자사전 등으로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내년 6∼7월께에는 내비게이션 메인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유비스테이션 버전2도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권영건 사장은 “선피니티는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 기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현재 개발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컨버전스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비스테이션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ICT 파크에 입주해 있는 선피니티는 지난해 3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4억5000여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