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월1일 PC 부품을 인터넷으로 샀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기였습니다. 경찰 등에 신고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결국 피해 방지를 위한 모임을 만든 데 더치트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사기 피해 신고 사이트 더치트의 사기 피해 사례 1번 글은 바로 이 사이트 운영자인 김화랑 대표(26)의 글이다. 자신이 1월1일 당한 피해 사례를 2006년 1월4일 사이트를 개설하고 올리면서 지금까지 ‘사이버 보안관’을 자처하며 인터넷 사기범들과 두뇌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기 피해를 공유하면서 사기범들의 정보를 공유하면 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시작된 일이 벌써 33개월에 접어들었다.
더치트는 현재까지 460만 명이 넘게 다녀갔으며 하루에도 1만1000명 이상 방문하는 등 인기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더치트는 정부 기관 등과 협조해 사기범을 잡아들이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더치트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는 애로사항도 많았다. 비영리로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사이트 기획, 디자인, 프로그래밍, 서버관리, 운영 등을 김대표 혼자서 해야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사회단체, 기업 등에서 활용하면서 정말 밤낮없이 뛰어야만 했다. 이뿐 아니다. 트래픽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웹호스팅 업체로부터 사이트 접근 차단을 받은 적도 있다. 사기범들이 피해사례 삭제해달라고 메일이나 쪽지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고, 심한 욕설로 인해 고통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더치트 검색을 통해 사기 예방을 하였다는 글들과 종종 참회의 글을 올리는 사기 피의자들 메시지를 보면 힘이 납니다.”
김대표는 사기 혐의로 형을 마치고 나온 한 회원이 물품거래 전 더치트를 검색해보라고 여기저기 홍보를 해주는 것을 보면, 그동안 힘들었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답답함을 느낀다.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사기 피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고, 게다가 지능화되고 있다. 사이트에 일명 ‘대포폰’ 검색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피해 등록이 계속되고 있다.
김대표는 사이버수사대,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등 기관과 체계적으로 협조하는 등 인터넷 상거래 투명화를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사기 범죄가 많은 중고 거래 등으로 더치트의 영역을 넓히는 등 사이버 공간에서 사기범의 활동 공간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