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금융권 국제회계기준(IFRS)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주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프로젝트가 몰리면서 모든 프로젝트가 일정에 맞춰 수행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외환·신한은행 등이 IFRS 프로젝트 RFP(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하나·우리·산업은행 등도 IFRS 제안 요청서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지난 19일 제안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신한은행은 오는 24일 제안서를 마감하고 10월 경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한꺼번에 프로젝트가 몰리는 것은 오는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으로 재무재표를 제출해야 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중으로 프로젝트를 착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및 로드맵 제시가 지연되고 대부분 은행들이 패키지 기반이 아닌 자체 개발쪽으로 방향을 결정하면서 제대로 프로젝트가 수행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K C&C의 금융영업본부의 김민 상무는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경우 현재 여력상 IFRS 프로젝트를 1, 2개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며 “일부 프로젝트는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IT인력과 IT서비스 기업의 IT 인력이 적절히 업무를 분담해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금융권에서 나오는 RFP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제안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지난달 한국회계기준원이 개최한 IFRS세미나에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신용인 대표는 “IFRS 전문 인력의 부족이 심각하며 IFRS의 강제 적용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임의적용 시기와 강제적용 시기를 1∼2년 순연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연기론까지 제기됐다.
유형준기자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