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TV 중국에서 `길` 찾는다

 중국이 전세계 PDP TV의 새로운 ‘신천지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기술 평가 자료 등을 근거로 전략적으로 PDP TV 쪽에 힘을 실어 주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낮은 가격 등을 이유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해 왔던 국내업체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례적 성장=디스플레이서치는 21일 중국 PDP TV 비중이 지난 2분기 16%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2007년 3분기 처음으로 두 자리 숫자(10%)를 돌파한 데 이어 4분기 14%, 올해 2분기 16%를 기록했다. 2007년 1분기 6%에 비해 무려 10%포인트(P) 가량 상승한 것. 중국 가전 제품 조사기관 ‘중이캉’도 올 1∼5월까지 PDP TV는 52만8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9%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중국시장에서 LCD TV 판매량은 511만9000대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18% 가량 추락했다. 세계 PDP TV 비중이 2007년 1분기 19%에서 3분기 14%로 떨어진 데 이어 올 1, 2 분기에도 각각 14%, 15%로 현상 유지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원 측은 “전 세계 PDP 시장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직 중국 시장 만이 상승세로 접어 들었다” 라고 말했다.

 ◇배경은=중국 PDP TV 시장이 다소 ‘이상 현상’을 보이는 배경은 중국 제조 업체의 움직임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6월부터 일본 마쓰시타를 비롯한 국내 LG전자·삼성SDI 등 주요 패널업체에서 모듈을 공급받아 창홍· 하이신· 하이얼과 같은 대표 가전 업체가 처음으로 PDP TV를 내놓기 시작했다. 여기에 2007년 말 팬더전자 주도로 연간 12만 개 규모로 50인치 PDP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창홍도 지난달부터 42인치 PDP 디스플레이를 연간 216만개 규모로 생산을 시작했다. 자국 업체가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

 게다가 중국 정부는 이들 업체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측면 사격’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중국전자영상산업협회는 정부산업부와 공동으로 ‘PDP HD TV 동영상 화질 측정 표준’을 공개하고 PDP 화질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중국 PDP TV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 가며 이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LG, 중국 앞으로=PDP TV 신규 수요처로 중국이 떠오르면서 삼성과 LG전자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중국 시장이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자제해 왔다. LG전자는 앞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 40∼50인치 이상 소비자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32인치 제품으로 틈새 시장을 파고 든다는 전략이다. 기업 (커머셜) 시장에서 소비자 시장으로 주 공략 대상도 바꿔 나가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중국의 시장 규모는 크지만 가격 등을 이유로 사실 북미와 유럽에 비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는 호텔·기업과 같은 기업 시장이 주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LCD와 PDP TV 비중을 2006년 5대1에서 지난 해 3대1로 확대한 데 이어 이 격차를 더욱 좁히는 등 PDP TV 비중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